관광객 끊긴 덕분에 학대받던 태국 코끼리들 고향으로 돌아간다

이서현
2020년 05월 13일 오전 11:36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33

코로나 사태로 관광객이 줄면서 학대받던 태국 코끼리들이 고향으로 돌아가게 됐다.

외국인 관광객 입국이 금지되자 인기 관광 상품이던 ‘코끼리 체험관광’도 운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AP통신은 태국 북부 치앙마이 유명 관광지에 있던 코끼리 100여 마리가 지난달부터 보호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P=연합뉴스

코끼리의 고향행은 치앙마이에서 활동 중인 코끼리 구조재단이 추진했다.

재단은 코끼리 주인들이 하루에 300kg 이상 먹이를 먹어 치우는 코끼리의 사육 비용으로 고민에 빠졌다는 소식을 듣고 이들을 찾아 설득했다.

주인들 역시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코끼리를 풀어주기 시작했다.

치앙마이에서 코끼리 공원을 운영하던 한 남성은 지난달 30일 코끼리 4마리를 이끌고 매참까지 150km를 걸어갔다.

AP=연합뉴스

닷새를 꼬박 걸어 코끼리들은 20년 만에 고향 땅을 밟았고, 녀석들은 행복한 소리를 내며 즐거워했다고 한다.

주민들도 파티를 열어 코끼리를 반겼고 아이들은 함께 놀며 환영했다.

코끼리의 고향행은 앞으로도 쭉 이어질 전망이다.

AP=연합뉴스

코끼리 축제로 유명한 태국 동북부 수린주에서도 치앙마이와 같은 이유로 최근 40여 마리의 코끼리를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코끼리 구조재단 측은 “아직 많은 코끼리가 관광명소에서 학대받고 있다”며 “코끼리가 친환경 공동체에서 살 수 있도록 지속해서 고향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태국에는 현재 약 4,000여 마리의 코끼리가 관광에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코끼리 보호단체들은 코로나 사태로 많은 코끼리가 굶어 죽을 위기에 처한 것으로 파악하고 태국 정부에 코끼리 보호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