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중한 업무로 ‘두통약’까지 달고 다니며 하루하루 버티는 선별진료소 간호사들

이현주
2020년 08월 28일 오전 10:08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6:03

코로나19가 재확산 이후 쉽없이 비상방역근무를 해온 간호사들이 ‘번아웃'(탈진)을 호소하고 있다.

경기도는 26일부터 도내 46개 보건소와 경기도의료원 소속 6개 병원 선별진료소 등 총 52개 진단검사 기관을 대상으로 야간과 휴일에도 연장 진단검사한다고 밝혔다.

오전부터 분주한 선별진료소/연합뉴스

종전까지 평일은 오후 6시까지 검사였지만 이날부터 오후 9시까지 진행한다.

진단검사를 실시하지 않거나 오후 1시까지만 진행했던 주말 진단검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한다.

연장 검사는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진입 시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이 같은 방침에 일선 현장의 방역근무요원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무더위에 방역복을 입은 의료진들/뉴스1

검체채취는 간호사가 해야만 하기 때문에 간호인력들마다 과중한 업무에 몸살을 앓고 있다.

보건소마다 간호인력들은 ‘두통약’을 소지하고 다닌다.

매일매일이 전시상황이다.

이들에게는 별다른 보상조차 없이 국가적 비상상황 대처에 힘써달라는 지시만 있다고 한다.

더위 식히는 의료진/뉴스1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쉼없이 비상근무를 진행해 왔다.

설상가상 연가나 휴가 보상, 수당도 없는데 업무 강도는 갈수록 더해진다.

어떤 민원인들은 방역근무자들에게 ‘우주복’, ‘텔레토비옷’을 입었다고 실없는 농을 던져 상처를 주기도 한다.

더위에 부채질하는 의료진/연합뉴스

폭염 속에 그 답답한 방역복을 입으려면 실무자들은 근무 전날 밤부터 금식을 한다.

화장실에 다녀오면 방역복을 새로 갈아입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방역복을 아끼려고 화장실을 꾹 참는다.

이를 위해 식사는 물론이고 물조차 안 마시는 근무자들도 있다.

탈진해 무릎 꿇은 의료진/전주시 페이스북 캡쳐

한 보건소의 간호사 A씨는 “간호인력들이 선별진료소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중한 업무로 실무자들이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다. 어디 하소연하기도 두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간호사 B씨는 “두통약을 달고 비몽사몽간에 땀범벅 일하고 있다”면서 “최일선 방역근무자들이 쓰러지는 상황이 오면 사태는 더 심각해진다. 처우개선이 시급하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