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퇴근길” 전동차 멈춰서자 어두운 터널 2km 걸어서 탈출한 승객들

이서현
2020년 12월 22일 오후 5:00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1:23

퇴근 시간대에 갑자기 전동차가 멈춰는 사고가 발생해 승객들이 공포에 떨었다.

지난 21일 오후 6시 35분 서울과 김포 신도시를 오가는 김포골드라인 전동차가 갑자기 멈춰 섰다.

김포공항역을 출발해 고촌역으로 향한 지 2분 만이었다.

전동차에는 승객 200명이 빼곡하게 타고 있었다.

이 전동차가 멈춰서자 김포공항역에서 승객 200명을 태우고 뒤따라 출발한 또 다른 전동차도 정차했다.

김포도시철도 운행 장애로 불편 겪는 승객들 | 연합뉴스

승객 400명은 선로 중간에 멈춘 전동차 2대에 1시간 동안 갇혀 있었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밀폐되고 밀집된 공간에 고립된 상황이라 승객들의 불안감은 더해졌다.

전동차 내부 전등이 꺼지고 비상등이 켜지자 승객들은 더 우왕좌왕했다.

몇몇 승객은 불안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사고 전동차에서는 한 승객이 호흡 곤란까지 호소했다.

승객들은 여기저기 신고를 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자 수동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 선로에 설치된 대피로를 걸어서 2㎞ 떨어진 고촌역으로 이동해 겨우 빠져나왔다.

40여 분 정도 소요되는 어두운 철길을 걷느라 넘어져서 다치는 이도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승객들은 계속되는 신고에도 1시간 넘도록 제대로 된 조치가 없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한 승객은 “통로까지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보니 코로나19에 걸릴까 봐 너무 불안했다”며 “대피시키는데 왜 1시간이나 걸렸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고 전동차는 기관사가 타지 않는 무인 열차였다.

김포골드라인은 모든 승객이 빠져나가 후 확인 작업을 벌였고 사고 발생 3시간 만인 오후 9시 45분께 모든 전동차 운행을 재개했다.

김포골드라인 측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으며 승객들에게 환불 조치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