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게임 아냐” 美 여론, 트랜스젠더의 女스포츠 출전 반대

한동훈
2022년 06월 19일 오전 10:59 업데이트: 2022년 06월 19일 오전 10:59

다수의 미국인이 트랜스젠더(성전환자) 선수의 여자 스포츠 경기 참여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공정한 경쟁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워싱턴포스트와 메릴랜드대가 지난달 4~17일 성인 15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최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58%가 대학·프로 스포츠에서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성 경기 출전을 반대했다.

유소년·고교 스포츠에서는 반대한다는 응답이 각각 49%, 55%로 좀 낮았다.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성 경기 출전을 찬성한다는 응답은 유소년·고교·대학·프로에서 모두 약 30%였다. 응답자 15%는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았다.

또한 조사 참여자의 68%는 “트랜스젠더 선수는 타고난 여성보다 경쟁에서 유리하다”고 답했다.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성 경기 출전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 억제 치료를 받으면, 근력·근육량이 감소해 여성보다 신체능력의 우월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스포츠 전문가들은 골밀도나 골격, 근육의 강인함 등 남성으로 출생해 성장하는 과정에서 얻어진 신체적 우위는 성전환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되므로 타고난 여성과의 경쟁은 불공정하다고 반박한다.

트랜스젠더의 출전을 옹호하는 측에서는 자신을 여성이라고 생각하는 10대 트랜스젠더들에게 경기 출전을 금지하면, 정신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52%가 여성 경기 출전이 금지된 트랜스젠더 소녀들의 정신건강에 “약간 또는 매우 우려된다”고 답했다.

미국 여러 주(州)에서는 트랜스젠더 선수가 여자 운동 경기에 참가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률이 잇따라 통과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루이지애나주가 이러한 법안을 통과시킨 18번째 주가 됐다.

‘여성 스포츠에서의 공정성 법안(Fairness in Women’s Sports Act)’으로 이름 붙여진 이 법은 교내 혹은 대학 간 스포츠 경기에서 팀 구성원을 출생증명서에 기재된 생물학적 성별에 따라 선발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미국에서는 최근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 선수들이 여성 종목을 휩쓸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월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가 주최한 아이비리그 챔피언십 500야드 자유형에서 트랜스젠더 리어 토머스(22·펜실베니아대)가 우승했다. 앞서 1월에는 50야드 자유형에서도 트랜스젠더 아이작 헤니그(20·예일)가 우승했다.

미국의 유력 수영 전문지 ‘스위밍 월드 매거진’에 따르면 토머스는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 억제 치료를 1년 이상 받아 NCAA가 규정한 트랜스젠더 여성 경기 출전 조건을 충족했다. 그러나 우승 순간 경기장에는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지난해 말에는 30년간 미국 수영협회에서 임원으로 일해온 심판 신시아 밀렌이 생물학적인 남성이 여성과 경쟁하는 스포츠를 지지할 수 없다고 성명을 발표한 뒤 사임했다. 밀렌은 “수영 경기의 공정성이 파괴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