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비판하던 홍콩 매체 사주, 국가안전법 위반 혐의로 체포

류지윤
2020년 08월 10일 오후 9:18 업데이트: 2021년 05월 16일 오후 12:00

중국 공산당에 대한 비판을 사리지 않았던 홍콩언론 빈과일보(애플 데일리)의 사주 지미 라이(黎智英·72)가 10일 홍콩 국가안전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두 아들도 함께 체포됐다.

홍콩 경찰은 이날 트위터에 “국가안전법(홍콩안전법) 29조에 따라 외국 및 외부세력과 결탁해 국가안보를 위협한 혐의가 의심되는 7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빈과일보에 따르면 지미 라이는 이날 오전 7시경 홍콩 카오룽의 아파트 자택에 10여 명의 경찰들에 의해 체포됐다. 이들은 홍콩 경찰 내 보안법 전담 조직인 국가보안처 소속으로 알려졌다.

또한 같은 시각 그의 두 아들 역시 자택에 들이닥친 국가보안처 경찰들에게 연행됐다.

지난 6월 30일 통과된 홍콩안전법은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활동, 외세와의 결탁을 범죄로 규정하고 최대 무기 징역형까지 선고할 수 있게 했다.

홍콩안전법은 중국 공산당이 홍콩 민주화 인사들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것으로 우려됐다. 특히 홍콩 정부와 중국 공산당의 눈치를 보지 않고 보도해온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와 신문사 관계자들이 우선순위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로이터 통신은 빈과일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여 “회사의 다른 고위 간부들도 홍콩 정부의 표적이 되고 있으며, 경찰이 그들의 집을 수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주말 홍콩 유력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일에 약 10여 명 정도 체포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관련 출처는 밝히지 않았다.

미 의원, 국제 언론·인권 단체 반발

한편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의 대중 강경파 조쉬 하우리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미 라이의 체포는 중국이 언론 자유를 전혀 보장하지 않는다는 증거”라며 비판했다.

릭 스콧 공화당 상원의원 역시 트위터에 “중국과 그 꼭두각시인 홍콩 정부가 민주주의와 인권을 부르짖는 사람들을 침묵시키고 위협한다”며 “새 국가안전법은 자유와 자치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비영리 민간단체 ‘언론인 보호 위원회'(CPJ)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조치는 사람들의 공포심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지미 라이 즉각 석방을 요청했다.

영국의 홍콩 인권단체인 홍콩워치는 트위터에서 “중공에 반대하는 지미 라이의 체포는 불안의 시작”이라며 “’외국 세력과의 결탁’이라는 혐의점에서 홍콩 국가안전법의 자의성, 부조리, 가혹함을 확신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