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말은 99.9% 거짓말” 대만 사업가의 탈중국

강우찬
2022년 10월 12일 오후 5:32 업데이트: 2022년 10월 12일 오후 5:32

“중국에 진출한 일을 후회한다.”

20년 이상 중국에서 회사를 운영해 온 대만인 사업가 궈진창(廖金章)은 VOA에 이같이 말했다.

궈씨는 “공산당의 체제가 얼마나 사람에게 피해와 고통을 주고 있는지 절실하게 알았다”며 이 인터뷰에서 ‘후회’란 단어를 세 차례 사용했다.

그는 올해 4월 회사를 그만두고 대만으로 돌아왔다. 중국 철수를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중국 전역에서 잇따라 일어난 전력 제한과 정전이 계기가 됐다.

결정적 결심을 하게 된 것은 올해 3월이었다. 상하이가 전면 봉쇄됐다는 소식을 들은 궈씨는 “중국 정부는 더 이상 구제할 방법이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경기 침체가 심각한데도 상하이 당국은 봉쇄를 단행했다. 공산당과 중앙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조치였다. 항구에는 수많은 선박이 묶여 오도 가도 못하게 됐다. 경제활동은 순식간에 멈춰버렸다.

중국은 1980년대 해외 투자에 문호를 개방했고 대만 사업가들은 14억 인구의 거대한 시장을 보고 너도나도 중국에 진출했다.

사업가들에게 중국은 황금의 땅처럼 보였다. 대만에서 근로자 1명에게 줄 인건비로 중국에서는 50명을 고용할 수 있었다. 경쟁사들은 앞다퉈 중국으로 뛰어들었다.

궈씨는 “싫든 좋든 살아남기 위해 중국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1995년 중국에 진출했다. 광둥성 둥관시에 공장을 세우고 신발과 축구공, 화학제품 등을 생산했다. 당시 중국은 대만 기업인들에게 각종 특혜를 제공했다.

중국 진출은 궈씨에게 분명히 커다란 이익을 안겨줬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했고 그 속도는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이후 급격해졌다.

대만 기업들의 탈중국 행렬이 시작됐다. 팬데믹 상황에서의 엄격한 방역 정책뿐만 아니라 인건비 상승 등에 따른 생산원가 급등, 지정학적 긴장도 이러한 추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대만의 대(對)중국 투자는 2010년 전체 대외 투자의 84%였으나 2020년에는 33%까지 떨어졌다.

궈씨의 회사도 5~6년 전부터 경영이 어려워졌다. 그는 “중국은 언제 봉쇄나 정전이 될지 모른다. 그런 생산지에 발주하려는 바이어는 없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7월 실질 GDP가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했다고 발표했지만, 궈씨는 “체감상 20~30%의 마이너스 성장”이라며 중국의 공식 발표에 대해 불신했다.

그는 “중국 경제는 앞으로 파국으로 향할 것”이라며 “연착륙이나 경착륙이냐는 논란이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착륙할 가망이 없다. 추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아는 대만인 경영자 가운데 중국에 남은 사람은 당초의 20%밖에 되지 않는다”며 “공산당은 정권 유지만 생각한다. 국가 발전이나 국민의 행복은 뒷전”이라고 덧붙였다.

공산당의 때우기식 변명이나 거짓 해명에 환멸을 느낀 궈씨는 수년 전부터 해외 소식을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을 통해 알리는  활동을 펼쳐왔다.

그는 “공산당은 국민을 위해 뭔가를 하려는 마음이 하나도 없다. 그들이 하는 말의 99.9%는 거짓말”이라며 이를 폭로하기 위해서 해외 소식을 전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로 인해 계정 삭제도 여러 차례 당했고 공안당국에 불려가 엄중한 주의를 받은 적도 4차례나 된다.

가만히 지내면 별 탈 없이 생활할 수 있지만 그는 공산당의 불의한 행위를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고 했다.

중국을 떠나 자유 대만으로 돌아온 지금은 중국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유튜브와 트위터를 통해 공산당의 허위 주장을 분석하고 폭로하는 활동도 펼치고 있다.

비난 댓글이 달리고 협박도 받지만 그는 “살날이 그렇게 많이 남지 않았다”며 “슬슬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이 (자유로운) 땅을 내 아들딸과 손자들에게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