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버그 주한 美 대사 지명자, 美 의회서 만장일치 인준

이윤정
2022년 05월 6일 오후 12:49 업데이트: 2022년 05월 6일 오후 12:49

바이든 방한 전 부임할 듯
직업외교관 출신 대북 강경파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지명자의 인준안이 미 의회를 통과했다.

미 상원은 5월 5일(현지 시간) 본회의를 열고 주한 미국 대사로 지명된 필립 골드버그의 인준안을 만장일치로 가결 처리했다.

골드버그 대사 지명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공식 임명을 받은 뒤 곧바로 한국에 부임할 전망이다. 5월 20일 바이든 대통령 방한 전에 부임해 공식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국대사 자리는 지난해 1월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 대사가 조 바이든 정부 출범과 함께 물러나면서 16개월째 공석이었다. 주한미국대사 자리는 1년 넘게 대사대리 체제로 운영돼 왔다. 로버트 랩슨 공관 차석에 이어 지난해 7월부터 크리스 델 코르소 차석이 대사대리를 맡고 있다.

골드버그 지명자는 지난 2월 11일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주한미국대사 후보로 지명받았고 지난 4월 7일 상원 외교위의 인사청문회를 거쳤다.

골드버그 지명자는 2018년 미 국무부 최고 직급인 ‘경력 대사(Career Ambassador)’로 임명된 직업 외교관이다. 주한 미국 대사에 직업 외교관 출신 인사가 임명된 것은 2011년 성 김 대사(현 주인도네시아미국대사) 이후 처음이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9년부터 현재까지 주콜롬비아 대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앞서 칠레와 쿠바의 대사 대행, 주볼리비아 대사(2006~2008), 국무부 정보조사국(INR)담당 차관보(2010~2013), 주필리핀 대사(2013~2016), 코소보 프리슈티나 주재 미국 대사를 역임했다. 골드버그 지명자는 특히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09~2010년 국무부의 유엔 대북 제재 이행 담당 조정관으로서 유엔 대북 제재 결의 1874호의 이행을 총괄하는 등 대북 강경파로 평가받는다.

북한이 새해 들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포함해 잇달아 무력 도발을 감행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골드버그 대사 지명을 두고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이 강경 모드로 선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골드버그 지명자는 지난 4월 7일 열린 외교위 인준청문회에서 북한을 ‘불량정권’으로 규정하며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CVID는 어려운 목표지만 미국의 비확산 목표에 부합한다”며 “그것(CVID)을 위해 우리가 계속 노력해야 하고 매우 단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초기까지 통용되던 ‘CVID’라는 용어에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한미 양국은 북한 핵 폐기 방안과 관련해 ‘CVID’라는 용어를 자제하고 ‘완전한 비핵화’라는 용어를 사용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