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하시는 경비원 위해 써주세요” 재난지원금 몽땅 기부한 강남 아파트 주민

김연진
2020년 05월 21일 오후 3:45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29

‘경비원 갑질’ 사건이 적잖이 발생하면서 눈살이 찌푸려지는 요즘, 서울의 한 아파트 주민이 경비원과 미화원들을 위해 재난지원금을 기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주민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기를 꺼렸으며, “잘 전달해주세요. 감사합니다”라는 쪽지만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사연의 주인공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아크로힐스 입주민 A씨다.

21일 아크로힐스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입주민 A씨가 쇼핑백을 들고 관리사무소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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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쇼핑백을 건네며 “경비원, 미화원분들께 잘 전달해달라”고 말했다.

쇼핑백에는 각 10만원씩 충전된 선불카드 11장이 들어 있었다. 선불카드의 개수는 이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경비원, 미화원의 숫자와 일치했다. 모든 직원들에게 골고루 나눠주고 싶어 세심하게 배려한 것이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A씨가 받은 재난지원금 110만원을 아파트 단지에 근무하는 분들께 기부하기로 하고, 11개의 선불카드에 나눠서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파트 관리소장은 A씨에게 “직접 전달해주면 어떻냐”고 말했지만, 이를 마다하고 자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신분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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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선물을 받은 경비원, 미화원들은 A씨에게 크게 감동했다. 또 A씨의 따뜻한 마음씨가 또 다른 기부와 선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직원들은 “나도 기회가 되면 베풀고 싶다”라고 말했고, 한 미화원은 “혼자 이 돈을 쓰기가 미안하다”라며 관리사무소에 과일 한 박스를 선물했다.

한 경비원은 “익명으로 기부해 누군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꼭 찾아뵙고 고맙다고 인사하고 싶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