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태원 참사’ 수사, 용산서장서 112상황실까지

남창희
2022년 11월 8일 오후 4:39 업데이트: 2022년 11월 8일 오후 4:39

경찰의 이태원 참사 수사가 경찰 지휘부와 일선 보고 담당자들까지 확대되고 있다.

8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사고 당일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근무자를 상대로 당시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특수본은 사고 당일 서울 경찰청 112상황실에서 상황관리관으로 당직근무를 한 류미진 총경과 함께 근무했던 상황팀장인 정모 경정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인사교육과장이던 류 총경은 사고 당일 상황관리관으로 치안상황을 총괄 관리할 책임이 있었으나, 사고 당시 112상황실이 아닌 자기 사무실에서 인사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류 총경은 치안관리에 실패한 책임으로 지난 3일 대기발령됐으며 7일에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됐다.

또한 당직근무 업무 규정상 주요 치안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초동조치하고 상황을 상황관리관(당시 류 총경)에게 보고해야 할 상황팀장 정 경정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을 전망이다. 상황팀장의 뒤늦은 사태 파악 혹은 업무 태만이 연쇄적 늑장보고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전날 이임재(53) 전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61) 용산구청장, 최성범(52) 용산소방서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으로 입건한 데 이은 조치다.

3명의 기관장 가운데 가장 논란이 된 인물은 지난 2일 경찰 부실 대응에 따른 책임으로 대기발령 조치된 이임재 전 서장이다.

이 전 서장은 사고 발생 전인 9시 30분쯤 저녁 식사 도중 압사 상황을 보고 받았지만, 사고 현장 인근 이태원 파출소에 도착한 것은 사고 발생 50분이 지난 11시 5분쯤이었다.

앞서 현장과 도보 10분 거리인 6호선 녹사평역에 도착하고도 차량 이동을 고집해 50분 가까이 시간을 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찰청에 제출된 상황보고서에는 이 전 서장이 사고 직후인 10시20분에 도착해 인파 분산을 위한 차량 통제 지시 및 안전사고 예방 지시를 한 것으로 기재돼 보고서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이 전 서장은 현장에 도착하고도 보고를 미뤘다. 그는 이태원 파출소 옥상에서 상황을 살피다가 11시 36분에야 윗선인 서울 경찰청장에 최초 보고했다.

이후 경찰과 소방관 등이 구급활동을 펼치고 사고 수습을 했지만 현장에서 이 전 서장을 볼 수 없었다는 관계자 진술이 이어지면서 그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졌다.

최성범 소방서장과 박희영 구청장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서장은 참사 발생 당시 119 신고가 쇄도했으나 충분한 구조 조치를 하지 않았으며, 경찰이 공동대응을 요구했지만 현장에 출동하지 않는 등의 혐의가 포착됐다.

박 구청장은 핼러윈 축제 전 이태원 일대 인파 밀집 가능성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적절한 안전사고 예방 조치를 했는지 등이 경찰 조사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