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들 “정부, 인플레이션·경기침체 선제 대응해야”

이윤정
2022년 07월 25일 오후 1:32 업데이트: 2022년 07월 25일 오후 1:32

금융위원장 “실제적 현황 파악 중요, 정책 노력 지속”
금리인상·美 물가 등 변동성 확대…복합위기국면
남은 골든타임 1분기…경제침체 적극 대응 한목소리

경제·금융전문가들이 ‘인플레이션 안정화’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으며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에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7월 25일 오전 금융위윈회 대회의실에서 경제·금융시장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현재 경제·금융시장 상황은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 지정학적 갈등과 공급망 교란 등이 중첩되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복합위기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금융시장 변동성 완화와 금융 부문 잠재 리스크 대응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 중이며, 어려움이 예상되는 서민·취약 계층과 한계차주의 금융 애로 해소 지원을 위한 정책적 노력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최재영 국제금융센터 원장,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김동환 삼프로 TV 대표,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김영일 NICE평가정보 리서치센터장,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 서영수 키움증권 이사, 서은종 비앤피파리바 서울지점 총괄본부장, 신용상 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센터장, 윤여삼 메리츠증권 자산배분 파트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경제·금융 전문가들은 “내년까지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하며 ‘인플레이션 안정화’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아울러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에 정부가 선제적,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최재영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현명한 정책순위와 섬세한 대응을 주문했다. “제한된 선택지에서 대응 정책의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목표 달성의 청사진을 정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실타래 같은 경제 변수에 대해 현명한 정책 순위와 섬세한 대응이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글로벌 긴축에 부합하는 정책 기조는 지속하되 그 과정에서 발생할 경제 주체들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안정화를 강조했다. 그는 “2023년까지 글로벌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금융시장 불확실성은 인플레이션 추세가 안정될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경기둔화 위험에도 긴축을 통해 인플레이션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빠른 금융시장 안정과 경기회복을 위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자산 배분 파트장은 “통화정책과 펀더멘탈을 감안한 남은 골든타임은 앞으로 1분기”라고 진단하며 “우리나라는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한 수출 위축과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인한 가계부채 부담 증가 등 금융 불균형 요인을 중점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은종 BNP파리바은행 서울지점 총괄본부장은 인플레이션과 함께 고환율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며 환율에 대해 “최근 원화 약세 기조는 국내 고유의 펀더멘탈 약화가 아닌 글로벌 달러 강세 등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면서 “원화 환율의 방향성보다는 급격한 변동성 확대, 쏠림 현상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여파로 우리 경제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이라는 3고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2023년부터 미국 경제를 중심으로 세계 경기침체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영일 나이스평가정보 리서치센터장도 취약차주(저신용·저소득·다중채무)의 부실 위험 확대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연착륙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센터장은 “인플레이션·경기둔화에 대비해 가계·자영업 부채, 부동산 금융 등 취약 부문 리스크를 중점 관리하고 금융기관의 손실 흡수 능력도 선제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생안정 금융지원과 함께 성실 상환자 인센티브 강화 등 서민금융지원체계 개선 등을 통해 취약계층 지원의 효율성 개선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환 삼프로TV 대표는 “인플레이션의 부정적 영향에 대비한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이사는 “금융사의 유동성 위기 예방을 위한 선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며 “채권시장 등 시장 안정화 조치를 준비하고, 부채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등 금융회사 유동성 위기에 대한 선제적 정책 대응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정학적 갈등으로 촉발될 글로벌 공급망 교란 및 재편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현 위원장은 “효과적인 정책 대응을 위해서는 통계상으로 보이지 않는 금융시장의 실제적 현황을 적시성 있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간담회를 시작으로 시장전문가 여러분들과 ‘원팀’을 이뤄 시장의 생생한 분위기를 가감 없이 공유하고, 시장 상황을 함께 진단·대응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