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주제에…” ‘주차 딱지’ 붙인다고 경비원에 발길질한 아파트 주민

김연진
2020년 05월 16일 오후 1:21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32

서울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주민에게 갑질과 폭행을 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사건으로 인해 경비원을 상대로 한 갑질 문제를 뿌리 뽑자는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런 일이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지난 3월, 경기도 평택의 한 아파트에서도 주민이 경비원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발길질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주차 딱지를 붙인다는 이유에서였다.

SBS ‘8뉴스’

지난 14일 SBS ‘8뉴스’는 평택의 한 아파트에서 일어난 ‘경비원 갑질’ 사건을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해당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이 아파트 주민인 남성이 경비원과 대화를 하던 중 두 차례 발길질을 했다.

이어 통화 중인 경비원의 얼굴을 손으로 밀쳤고, 경비원이 들고 있던 서류와 문서 등을 바닥에 패대기치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일삼았다.

SBS ‘8뉴스’

이 남성은 소동이 벌어진 뒤 현장에 나온 또 다른 경비원까지 밀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경비원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강이 두 대를 맞았다. 마구 욕설을 퍼부었고, 부모님 욕까지 했다. 아무리 입주민이라도 이렇게까지 해도 되는 건가 싶었고…”라고 고백했다.

경비원을 폭행한 주민은 경찰 조사에서 “경비원이 자동차에 주차 위반 스티커를 붙이려고 해 다퉜다”고 진술했다.

SBS ‘8뉴스’

1년 3개월 정도 이 아파트에서 근무한 경비원은 수차례 욕설을 들었고, 결국 일을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트라우마에 시달리기까지 했다.

피해 경비원은 “주차 단속을 도는데 무서워요… 뒤에서 누가 때릴 것 같고. 진짜 공포심까지 들어요”라고 털어놨다.

경비원을 폭행한 주민은 “나도 폭행을 당했다”며 쌍방폭행을 주장했지만, 담당 검찰은 경비원을 무혐의 처분했다. 주민에게만 상해와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약식기소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