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기 사려고 3년 꼬박 모은 용돈으로 달걀을 구매해 어려운 이웃을 도운 10살 꼬마

이현주
2021년 05월 20일 오후 10:15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01

“게임기를 포기했지만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에게 계란을 선물할 수 있어 기쁩니다”

고가의 전자 게임기를 사기 위해 용돈을 모아왔던 초등학생이 게임기 대신 계란을 구입해 어려운 이웃을 도와 화제다.

경북 칠곡군 왜관초등학교에 다니는 육지승(10) 군은 3년 전부터 자신이 갖고 싶던 게임기를 위해 군것질 등을 참아가며 용돈 한푼 두푼을 모았다.

경북 칠곡군 제공

저금통에 모인 금액을 매일 확인하던 지승 군은 게임기 구매가 가능한 50만 원이 모이자 어린이날을 맞이해 게임기를 사기로 결심했다.

그러던 중 지승 군은 왜관읍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버지 육정근(44)씨를 통해 코로나19로 힘들어하고 있는 이웃들 이야기를 접했다.

‘게임기’와 ‘어려운 이웃’ 사이에서 고민의 줄타기를 하던 지승 군은 어린이날 당일, 결국 게임기를 포기했다.

그는 평소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계란을 사서 이웃에게 도움을 주기로 하고 아버지에게 50만 원을 전달했다.

경북 칠곡군 제공

기부한 돈으로 구입한 계란은 지난 8일 왜관읍지역사회보장협의체 소속 어른들이 준비한 생필품과 함께 지역의 복지사각지대 이웃들에게 전달됐다.

지승 군은 “게임기 대신 계란을 구입해 이웃들에게 나눈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10살 아이의 기특한 선행 소식을 접한 대한양계협회는 지승 군에게 표창장과 20만 원의 상품권을 전달했다.

경북 칠곡군 제공

또한, 칠곡군 회계정보과 이경국 주무관은 지승 군을 위해 게임기를 사비로 구입해 전달했다.

이 주무관은 “게임기를 간절하게 갖고 싶어 했을 그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며 “유혹을 이기고 나눔을 선택한 모습에 작은 선물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했다.

어른들이 준 선물을 전달받은 지승 군은 상품권 20만 원을 모두 기부한 뒤, 50만 원을 다시 모으기로 했다. 게임기를 선물한 이 주무관의 이름으로 기부를 하기 위해서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아이의 나눔이 또 다른 나눔을 낳았다”며 “칠곡군의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