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먹었나? 中 신화통신, 미중 균형외교 끝낸 日에 협박성 논평

차이나뉴스팀
2021년 04월 30일 오후 7:20 업데이트: 2021년 04월 30일 오후 8:19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하던 일본이 확실한 선택을 내렸다. 미국과 동맹을 강화하면서 공산주의 중국(중공)에 대한 견제 의도를 명확히 했다.

중공 외교부는 “중국 위협론을 과장한 악의적 공격”이라고 반발했다. 관영언론은 “경제적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며 협박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중공의 예상과 달리, 미국과 중공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동북아 정세가 미국과 동맹이냐, 중공과의 합작이냐로 급격하게 갈리고 있다. 한국도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일본 외교청서 공개…한국 언론 ‘독도는 일본 땅’ 주장에 함몰

지난 27일 일본 스가 요시히데 내각은 2021년판 ‘외교청서’를 공개했다.

외교청서는 일본 외무성이 매년 발간하며, 국제정세 분석과 일본 외교활동 전반을 다룬다.

작년과 비교하면 올해의 내용은 기본적으로 세계를 향한 중공의 위협과 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중심으로 전개됐다. 실제로 322쪽 분량 외교청서 상당 부분이 중공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미중 갈등과 관련해서는 “국제사회에서 힘의 균형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이 서방 각국과 공동연대를 강화하며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구도를 설명한 부분이다.

외교청서는 또 일본 총리와 바이든의 정상회담을 소개하며 “미일동맹 강화를 지속하기 위한 합의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홍콩과 신장 지역 문제에 대한 관심을 표하고 대만에 대해서도 지지를 나타냈다.

외교청서에서 일본은 “대만은 중요한 파트너이자 우방”이라며 대만의 옵서버 자격 세계보건총회(WHA) 참석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관련해서는 독도에 대해 “다케시마(竹島·일본 측 독도 명칭)는 역사적 사실 및 국제법상으로 명백하게 일본 영토”라며 불법 점거 주장을 펼쳤다.

일본은 2008년 이후 14년째 비슷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국 언론이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다루느라, 일본이 미국과 중공 사이에서 분명한 선택을 내렸고 비슷한 선택이 한국에도 다가오고 있음을 부각하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외교청서는 또한 중공이 대포를 장착한 해경 순시선의 무기사용을 허용한 ‘해경법’을 시행하고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활동을 늘려나가는 것과 관련해 “일본 지역을 포함한 국제 사회 안보에 깊은 우려가 됐다”고 지적했다.

중공 외교부는 이번에 공개된 외교청서에 대해 강력한 반대를 표명했다. “일본이 실수를 바로잡고 현실적인 행동으로 안정적인 중일 관계를 구축할 것을 촉구한다”고 비난했다.

중공 관영언론들은 외교청서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면서도 일본이 미국과 중공 사이에서 미국을 분명하게 선택했다는 점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관영 환구시보는 28일 “(일본이) 외교청서에서 중국을 273번 언급했다”며 “중국 위협론을 내세우며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과 공조하겠다는 전략을 명확히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 일본 파이브아이즈 가입 추진에 격분

신화통신은 일본의 외교청서 발표 전날인 26일, ‘일본이 감히 전적으로 미국에 기운 것인가?’라는 노골적인 논평을 냈다.

일본의 ‘파이브아이즈(Five Eyes·5개의 눈)’ 가입 추진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미국 조 바이든 정부가 기대와 달리 출범 이후 중공의 민감한 현안에 대해 전임 트럼프 정부의 강경 기조를 바꾸지 않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대중무역, 신장·홍콩·대만 문제, 바이러스 책임 추궁 등 현안에서 유화적인 정책들을 내놓지 않아 중공(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마음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관측통들은 바이든 정부 출범 후 미중 관계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전으로 되돌아갈 것을 기대했던 중공 지도부가 전략에 혼선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파이브아이즈의 확대도 중공 지도부에 혼선을 주는 사건이다.

파이브아이즈는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5개국의 정보 동맹 협의체다. 1956년 이후 추가로 합류한 국가가 없었는데 70년 만에 일본이 유력한 후보로 논의되고 있다.

파이브아이즈는 냉전시기에 소련과 동유럽의 동맹국을 감시했다. 현재는 중국이 감시대상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 당시 일본 방위상이었던 고노 다로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파이브아이즈와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의 정보기관은 아시아 정보기관의 ‘원조’ 격이다. 중국의 정보기관들도 기본적인 체계에서는 일본을 모방했다.

정보 전문가들은 일본의 정보수집 능력이 탁월하고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까워 파이브아이즈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 압박을 유지하고, 일본이 중공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며 파이브아이즈 가입 유력후보로까지 언급됐다.

신화통신 26일 논평에서 “일본의 모든 잘못된 언행은 중국과 일본의 관계 발전을 저해할 뿐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며 협박조로 다그친 이유다.

신화통신의 위협이 일본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다만, 일본이 미국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만은 유효하다.

일본, 바이든-스가 정상회담으로 미일 동맹 재확인

현재 일본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의 균형 외교를 탈피해 확실한 미국 쪽 노선을 걷고 있다. 미일은 4월 중순 정상회담에서 이례적으로 중공을 겨냥하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는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대만해협에서 중공의 활동 증대에 중대한 관심을 표하며 “미일 양국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양측이 홍콩과 위구르인에 대한 중공의 압박을 거론했으며, 중공 지도부와의 ‘솔직한 대화’를 포함해 중공 정권의 도발에 공동 대응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일 동맹을 강화해 “일본은 국방능력을 증대하고 동맹관계와 지역안전을 더욱 튼튼히 하기로 했다. 미국은 ‘미일 안보조약’에 따라 일본의 방어 의무를 확고히 지지한다고 거듭 밝히며 핵 능력을 포함해 다양한 능력을 동원하는 데 승낙했다. 미국은 조약 제5조가 센카쿠 열도에 적용됨을 거듭 표명했다”고 말했다.

일본은 트럼프 정부에 이어 바이든 정부에까지 미일 동맹 강화 약속을 받아낸 것이다.

이 같은 일본의 움직임은 신화통신으로 하여금 “일본이 미국과 손잡고 중국을 막아선다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협박하고 나서게 만들었다.

신화통신은 “중일 경제 협력이 정치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중국이야말로 앞으로 일본 경제 성장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일본이 중공 쪽으로 돌아와 주기를 바라는 듯 ‘미국과 너무 가깝게 지내지 마라’는 식의 은근한 뉘앙스가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