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보고 슬퍼하는 아들 웃게 해주려고 똑같이 머리 민 아빠

김우성
2021년 02월 5일 오후 1:56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32

아빠는 아들을 위해서라면 머리카락 정도는 전혀 아깝지 않았다.

지난 1일(현지 시간)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팀 에버튼은 트위터를 통해 브라질 출신 주전 미드필더 알랑(29)의 사연과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서 아들 미구엘(4)은 전기면도기로 알랑의 머리카락을 밀고 있다. 서로 장난치듯 두 사람은 해맑게 웃고 있다.

알랑은 “이 사진을 공개해야 할지 말지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많은 사람에게 우리의 사연을 공유하려고 이렇게 사진을 올린다”고 밝혔다.

twitter ‘Everton CrostonBlues’

알랑의 아들은 4살 때 자가면역질환을 앓았다. 몸의 면역체계가 모낭을 공격해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했다.

병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다행히 현재 미구엘은 약도 필요 없을 만큼 건강하다. 하지만 빠진 머리카락은 돌아오지 않았다.

알랑은 “탈모 증세의 유일한 문제는 건강이 아니라 미관상 보기 좋지 않다는 것뿐이다.”라고 덧붙였다.

twitter ‘allanmarques91’

이어 “미구엘은 잘 웃는 아이다. 하지만 때때로 자신의 외모를 보며 슬픈 표정을 짓는다. 나는 그런 아들을 웃게 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알랑은 아들에게 전기면도기를 쥐여주며 자신의 머리를 밀어보라고 했다. 인생에서 머리카락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

“미구엘은 신이 내게 준 완벽한 선물이다. 어떤 모습이라도 우리 가족은 미구엘을 사랑할 것이다”

한편 알랑은 브라질 출신으로 지난 해 여름 이적시장 때 에버튼에 합류했다. 팀에 합류하자마자 주전 미드필더로 시즌 초반 에버튼의 돌풍에 큰 힘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