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접촉자 격리’ 해제…미 CDC 코로나 새 지침 들여다봤더니

한동훈
2022년 08월 14일 오전 8:28 업데이트: 2022년 12월 26일 오후 3:17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대응 지침에서 달라진 부분들이 눈에 띈다.

CDC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중증 감염자 치료에 집중해야 한다”며 신종 바이러스(코로나19)에 관한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

새 지침에 따르면, 더 이상 사람들 사이에 6ft(약 182㎝)의 거리두기를 권고하지 않는다.

‘6ft 거리두기’는 일부 공중보건 전문가들이 그 실제 효과에 의문을 제기해왔음에도 2020년 초부터 2년 이상 유지됐다.

새 지침은 또한 백신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하는 ‘밀접 접촉 후 격리’도 폐기됐다.

CDC는 그동안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에 한해서만, 감염자와 밀접 접촉했을 경우 5일간 격리 조치를 권고했었다.

하지만 새 지침에서는 양성 진단이 나오지 않았거나 무증상일 경우 격리가 필요 없다고 밝혔다.

CDC는 “더는 개인의 백신 접종 여부에 따라 차별하는 규정을 두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 이유에 관해서는 “증상이 경미하긴 하지만 돌파 감염이 발생하고, 한번 감염됐던 사람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더라도 감염 경험을 통해 중증 질환에 대한 어느 정도의 보호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새 지침에서는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코로나19에 감염됐거나 △검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아프고 코로나19에 걸렸다고 의심되면 격리하도록 했다.

이전 지침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무조건 격리를 면제하도록 했던 것과는 뚜렷하게 달라진 부분이다.

코로나19 검사도 대폭 축소한다. 학생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시행하던 코로나19 검사를 중단하고, 정기 검사와 접촉자 추적은 고위험군이 모인 병원, 요양원, 교도소 등으로 한정한다.

다만, 코로나19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검사를 받도록 하고, 확진자는 5일간 집에 머물며 5일째 검사를 받아야 하며 10일간 고품질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고했다.

또한 몸이 아픈 사람은 노인 등 고위험군과 멀리해야 한다.

일부 언론은 이번 CDC 지침 변경을 전하며 CDC가 자연 면역을 인정하고 돌파감염을 시인했으며, 백신 접종 여부보다 실제 증상이 발생했는지에 초점 맞췄다는 사실을 전하지 않았다.

다만, 면역을 가진 사람이 늘어나면서 집단 면역이 형성됐다는 점만 전달했다.

하지만 CDC 관계자는 이러한 점을 명확히 언급했다.

그레타 마세티 CDC 현장 역학 예방과장은 “코로나19의 최근 유행 상황은 지난 2년간의 상황과는 매우 다르다”며 “백신 접종과 과거 감염으로 인해 높은 수준의 집단 면역이 형성됐다”고 밝혔다.

마세티 과장은 이어 “일반 국민을 보호하고 고위험군을 보호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도구들을 갖추게 되면서 코로나19 중증 질환에서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일부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방역 대응을 보편적 백신 접종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중증 응급환자 치료에 집중하도록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