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당하는 中 영화 관객… “2000km 떨어진 곳에서도 ‘또렷’”

올리비아 리(Olivia Li)
2019년 03월 16일 오후 3:26 업데이트: 2019년 10월 27일 오전 8:31

중국의 영화 관객들이 감시카메라 타깃이 됐다. 최근 한 누리꾼은 중국 당국이 1000마일(1600km) 이상 떨어진 곳에서 안면인식 감시기술을 이용해 어둠 속에서도 모든 사람의 얼굴과 행동을 또렷하게 포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3월 7일 ‘방랑 수도사 호우’라는 닉네임을 가진 누리꾼이 “2000km 떨어진 곳에서 당신을 조용히 주시하고 있다”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한 영화관의 통제실 안에서 2000km 떨어진 다른 곳에 있는 선전의 한 영화관 내부를 보았다. 이 영화관 이름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이 영화관은 26개 성, 65개 도시에 총 457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 457개 지점은 모두 중앙통제실의 지휘하에 같은 영화를 동시에 상영한다.

해당 글에 따르면, 중앙통제실은 각 감시카메라의 각도를 조정할 수 있을 뿐만아니라 줌인과 줌아웃까지 가능하다. 이는 곧 중국 전역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 6만4845명 한명 한명이 엄격히 감시당한다는 뜻이다. 카메라의 성능이 좋아서 어두워도 모든 행동은 또렷하게 감지된다.

이 누리꾼의 아이디와 글은 인터넷에 게시된 지 몇 시간 만에 모두 차단됐다.

전문 언론인 리(Li)는 ‘라디오 프리 아시아’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이야기를 처음 듣고 놀랐다. 하지만 중국 내 상황을 생각해보니 당연히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감시 체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시(Shi) 씨는 해당 글 속의 상황이 감시 시스템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했다. 그는 야간 감시 시스템은 더는 비밀이 아니라면서 “하지만 관객이 영화관을 고소할 수는 없다. 증거를 수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증거도 없이 어떻게 소송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라디오 프리 아시아 리포터가 중국 최대 영화관 체인인 ‘완다 시네마’에 연락을 취했다. 완다 측 직원은 영화 상영 시 프로젝터를 통제하는 ‘극장 관리 시스템’이라는 원거리 중앙통제시스템이 존재한다는 것을 시인하면서도, 이것이 관객을 감시하는 용도로 사용된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하지만 그는 그런 식으로 극장을 감시하는 것은 엄밀히 따지면 매우 쉬운 일이라고 했다. 그는 극장이 공공장소이기 때문에 감시 대상이 된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사실 2017년에도 몇몇 누리꾼이 어둠 속에서 사각지대 없이 360도로 영화관 내부를 감시하는 카메라가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도 감시카메라 설치는 중국 내 영화관에서는 이미 하나의 규정이 된 지 오래라고 밝혔다.

영화관 내부에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다는 사실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누리꾼이 많다. 하지만, 중국은 이미 고급 인공지능 감시카메라가 도처에 깔린 경찰국가다. 국제시장 조사기관 IDG가 최근 발표한 보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022년까지 감시카메라를 27억6000만 대로 늘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