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장악 중시하던 시진핑이 최근 군대를 멀리하는 이유

허젠(何堅)
2020년 07월 13일 오전 10:57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19

뉴스분석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槍杆子裏面出政權).” 1927년 마오쩌둥이 한 이 말은 중국 공산당(중공)이 어떤 정당인지 드러낸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국가의 군대가 아닌 공산당의 군대(黨軍·당군)이다.

공산당 지도자들은 늘 군권 장악을 최우선 과제로 여겼다. 권력을 쟁취하고 지키려면, 총과 칼과 같은 무력이 수반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올해 초 시진핑ㅡ중공 총서기ㅡ주석은 지방 주둔군을 한 차례 방문한 것을 제외하고, 군부대에 전혀 발을 들이고 있지 않다.

시진핑의 행보에 관해 중화권에서는 다양한 해석을 쏟아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것은 중공군 부대 내부에 신종코로나(중공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와, 감염을 우려한 시진핑이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에포크타임스는 최근 중공 바이러스 감염이 발생했다는 준군사조직 보고서를 입수했다. 지난 2월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 보고한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있는 ‘신장생산건설병단’(신장 건설병단)의 핵산검사 결과였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신장건설병단 보건당국자가 보낸 병단 근무자들 샘플 9개 가운데 8개에서 중공 바이러스 양성 판정이 나왔다. 샘플 수는 적었지만, 양성 판정 비율이 80%가 넘은 셈이다.

지난 2월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 보고한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있는 ‘신장생산건설병단’(신장 건설병단)의 핵산검사 결과표. 총 9개 샘플 중 8개(8명)가 중공 바이러스 확진으로 판정됐다. | 에포크타임스 단독 입수

무증상 감염자를 확진으로 집계하지 않는 중국 당국의 검사기준을 고려하면, 무증상 감염자를 포함한 신장건설병단 내 감염 실태는 이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다.

1954년에 설립된 신장건설병단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를 통제하기 위해 마오쩌둥 시대에 만든 준군사조직이다. 1980년대 이전에 잠시 폐쇄되었다가, 토지 개간과 접경 지역 방어를 위해 1981년 12월 부활했다.

이 부대는 평상시에는 농부로 일하며 식량을 생산하다가 전시에 전투원으로 동원되는 둔전병(屯田兵) 성격이다. 독자적인 농장과 공장을 두고 지역 일대의 개발 및 국경 방위를 담당했다.

현재는 군대, 정치단체, 기업의 특징을 모두 지닌 특수한 조직으로 변모해 신장위구르자치구 행정, 사법, 지역개발 업무 등을 맡고 있다.

그동안 중공이 군부대를 관리하는 방법은 봉급 인상과 승진 등 위로 차원의 시찰이었다. 특히 수비대 시찰은 시진핑이 빠뜨리지 않던 관행 중 하나였다. 하지만 올해 전염병이 창궐하면서 시진핑의 군영 시찰 일정에도 변화가 생겼다.

중공 관영매체 보도를 살펴보면, 시진핑 주석이 지난 2년간 수도 베이징을 떠나 지방 주둔군(군사학교 포함)을 찾은 빈도는 매우 잦았다. 2018년에는 각지 주둔군을 최소 8차례 찾았고, 2019년에는 횟수가 늘어 최소 9번 이상 방문했다.

올해 지방 수비대 시찰은 1월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앞두고 윈난성 시찰 도중 남부 주둔군을 방문한 게 전부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은 윈난성 쿤밍시에서 지방군 장교들과 만나 전염병에 관한 중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그 이후 중공 바이러스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하는 단계로 접어들었고 시진핑의 지방 시찰 소식이 가끔 이어졌지만, 기업체를 방문해 조업 재개를 격려하거나 농촌이나 자연보호구역 등을 방문해 탈빈곤, 환경 보호 등을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군부대를 방문했다는 관영매체의 보도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공산당의 군대인 중공군은 올해 초부터 전국 전 부대에서 ‘감염자 제로, 사망자 제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 전 지역으로 퍼진 바이러스의 감염력을 고려하면 믿기 힘들 정도의 방역 능력이다.

중공 바이러스와 관련한 군 소식은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백신을 군인들에게 접종했다는 것이다.

6월 29일, 중국 톈진에 본사를 둔 생명공학 기업 ‘캔시노 바이오로직스’(CanSino Biologics)는 지난달 중공 군사과학원과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Ad5-nCoV)을 중앙군사위의 특별 허가로 군부대에 사용 중이라고 밝혔다.

보통 백신 개발은 최소 3단계 임상을 마쳐야 한다. 하지만 캔시노 바이오로직스의 Ad5-nCoV는 6월 11일까지 임상 1, 2단계 시험만 마친 상태다. 그런데도 중공 중앙군사위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백신을 군인들에게 사용하도록 허가했다.

지난 6월 29일 캔시노 바이오로직스(CanSino Biologics)는 중공 군사과학원과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Ad5-nCoV)을 중앙군사위의 특별 허가로 군부대에 사용 중이라고 밝혔다. | 에포크타임스

캔시노 관계자는 “‘중국인민해방군의 중화인민공화국 의약품 관리법 시행에 관한 규정’에 따라 Ad5-nCoV는 군대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며, 재무·군수물자를 담당하는 중앙군사위 후근 보장부 승인 없이 접종 범위를 확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중국 전문 시사평론가 리린이(李林一)는 “말이 백신 접종이지, 사실상 군인들을 대상으로 3차 임상에 들어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지 포천은 “얼마나 많은 중국 군인이 백신을 맞을지 확실치 않지만, 중국에는 200만 명의 현역이 있다”며 “다른 나라에서 무수한 법적, 윤리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백신 임상시험이 (중국에서는) 빨라질 것”이라고 했다.

리린이는 “중앙군사위가 군인들을 ‘모르모트’(실험용 쥐)로 특별히 허가한 것은 중공군 내 바이러스 감염 상황이 매우 심각함을 보여준다”며“군부대 내에 전염병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크다”고 주장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 또한 중공군이 군 내부 감염 상황을 은폐하는 것은 자신들의 허약함과 자신감 없음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산당은 중공군 병사들을 우한의 중공 바이러스 방역의 최일선에 투입했다. 그런데도 중공군은 ‘감염자 제로, 사망자 제로’를 강조해 오히려 대중의 의구심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 3월, 중공 국방부 대변인은 “우한에서 방역업무를 지원한 해방군 의료진과 해외에 파견된 중공군은 단 한 명도 감염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어 4월, 중공 당국은 베이징의 “무장경찰총병원과 인민해방군총병원(일명 301병원)은 승전(勝戰)과 감염 제로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중공 국방부 우첸(吳謙)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전군이 상시 전투준비 태세를 갖추고 전염병 발생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감염 제로를 재차 강조했다.

리린이는 “시진핑이 군영을 멀리하는 진짜 원인은 바로 중공군 내의 전염병 상황 때문일 수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한 중화권 언론인은 “중공이 군부대의 감염 제로를 강조하는 것은 군이 자연재해에 패하면 안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공산당은 ‘하늘과 싸워 이긴다는 말’로 중국인을 현혹하며, 지난 수십 년간 중국인의 사고방식을 혁명투사의 그것으로 개조해왔다. 산을 밀어버리고 댐을 세워 강의 허리를 끊으며 자연을 개조하는 모습을 과시해 무신론의 증명으로 삼았다. 그런데 공산당 철권통치의 근간인 군대가 한낱 전염병에 속절없이 무너지면 되겠나. 99명이 손가락질해도 마지막 1명의 중국인에게 건 세뇌가 풀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끝까지 은폐하려 들 것이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