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 대만 화교 단체, 샌프란시스코서 ‘中 해외경찰서 반대’ 공동성명 발표

정향매
2023년 05월 9일 오후 10:09 업데이트: 2023년 05월 9일 오후 10:58

“중국 공산당 정부의 해외 비밀경찰서는 자유·민주·인권 등 보편적 가치관을 파괴하고 각국의 주권과 법치를 침범하는 국제 테러 조직이다. 전 세계 50여 국가 100여 도시에 비밀경찰서를 설치한 중국 당국을 규탄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지역 친대만 화교 단체들은 5월 4일(이하 현지 시간) ‘중국 공산당 테러 조직 비밀 해외경찰서 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기자회견은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둔 중화전통문화협회(中國傳統文化協會), ‘오주홍문(五洲洪門) 치공총당(致公總堂)’이 공동 주최했다.  

단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중화민국(대만)은 수십 년 동안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날의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사회를 이뤘다. 대만은 전 세계 화인(華人)들의 ‘민주주의 등대’로서 미국과 더불어 자유, 민주, 인권 등 현대적인 사회 가치관을 공유한다”며 미국 연방 법무부가 미국 내 전·현직 친중(中) 화교 단체 임원 2명을 기소한 것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미국 법무부 연방수사국(FBI)은 앞서 4월 17일 뉴욕 맨해튼에서 ‘미국 창러공회(長樂公會)’ 루젠왕(盧建旺) 전 회장과 천진핑(陳金平) 단체 사무국장을 중국 해외 비밀경찰서 운영 혐의로 전격 체포했다. 창러공회는 중국 푸젠(福建)성이 원향인 화교들이 설립한 일종의 향우회다. 

공동성명에서는 “중국 공산당은 중국과 중국인을 대표하지 않는다. 중국인은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며  “사적인 이익을 채우는 목적으로 미국이 부여한 자유민주 권력을 이용해 미래 중국의 자유민주를 손상하지 말라”고 중국 공산당 정권을 지지하는 화교 단체들에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 사회는 자오빙셴(趙炳賢) 오주홍문 대표가 맡았다. 그는 “창러공회 임원 체포 사건은 중국 공산당의 사악한 영향력이 곳곳에 침투한 것을 방증한다”며 “중국 당국은 모든 수단 방법을 동원해서 전 세계에서 공산당과 이념을 달리하는 집단을 탄압한다. 반체제 인사, 티베트인, 위구르족, 파룬궁 수련자, 홍콩 민주화 운동 활동가 등이 탄압 대상이다. 중국 공산당 정부의 행위는 민주 국가들이 용납할 수 있는 한계선을 넘었다”고 말했다. 

자오빙셴은 “중국 공산당은 중국인에게 민족 자존감이나 부흥을 가져다 줄 수 없다. 중국 공산당은 중국인을 대표하지 않는다”라며 “중국 공산당을 수호하거나 지지하는 화교 단체들이 더 이상 중국 공산당에 매수되거나 이용당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펑충더(封從德)도 참석하여 눈길을 끌었다. 1989년 6·4 톈안먼 사건 당시 베이징대 학생이던 펑충더는 망명하여 해외에서 중국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중국 당국이 운영하는 해외 비밀조직은 금전, 미인계 등의 수단을 동원하여 해외 반체제 인사를 유인한다”며 “역사학자 신하오녠(辛灝年) 박사는 해외에서 세 차례 독살당할 뻔했고 한 번 납치된 적이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어 “중국 당국은 국가 테러주의적인 폭력으로 전 세계를 통제하려 든다. 중국 당국의 긴 팔은 대만, 홍콩을 넘어 미국에까지 뻗쳤으며 우리는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다. 우리는 반드시 힘을 합쳐 반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는 대만 행정원 교무위원회 린마위빙(林馬玉冰) 샌프란시스코 교무위원, 리위위전(呂玉貞)·웨이더전(魏德珍) 샌프란시스코 남부 지역 교무위원, 홍콩 출신 사업가 위안궁이(袁弓夷), 팡정(方政) 중국민주기금회(中國民主基金會) 이사장, 중국 문제 평론가 청카이(程凱) 등도 참석했다. 

이 밖에도 린빙창(林炳昌) 대만 국경절(쌍십절)준비위원회 샌프란시스코 지역 공동대표, 위우량(余武良) 합화총회관(合和總會館) 전 주석, 저우다창(周達昌) 미주 병공총당(秉公總堂) 총무, 위아이전(于愛珍) 국민당 미국지부 상무위원, 양하이핑(楊海平) 오주홍문 서기 등이 함께하여 한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