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정부 “홍콩인들에 대한 도의적·역사적 약속 지킬 것”

황효정
2023년 02월 14일 오전 11:28 업데이트: 2024년 01월 6일 오후 7:52

영국 정부가 지난 2020년 영국해외국민(BNO) 비자 제도를 도입한 이후 현재까지 14만 명 이상의 홍콩인이 영국으로 이민을 신청했으며, 이들 모두 영국에서 거주하며 직장을 얻는 게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최근 로버트 젠릭 영국 이민부 장관은 영국으로 이주한 홍콩인들이 지역사회와 경제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이들이 제2의 고향으로 영국을 선택한 데 대해 영광이라고 표현했다.

젠릭 장관은 “우리(영국인들)는 홍콩인들에게 맹세했던 역사적이고 도덕적인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계속 행동하고 있으며, 이미 영국 지역사회와 경제에 기여하고 있는 홍콩인들을 볼 때 특히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젠리 장관에 따르면, 영국으로 거주지를 옮긴 홍콩인들은 영국 내 의료기관과 교육기관은 물론 각종 민간 부문에 종사하는 한편 자원봉사까지 성실히 임하는 등 모범적인 생활을 보여주고 있다. 젠리 장관은 “많은 홍콩인이 영국에 살며 영국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자신들의 재능을 사용하고 있고, 우리는 이를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훌륭한 사람들이 영국을 자신들의 고향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자격을 갖춘 더 많은 홍콩인을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영국으로 이주한 홍콩인들은 영국 정부 및 국민들의 수용에 감사를 표하며 현지 사회에 통합될 것과 영국에 기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버밍엄의 홍콩인들

이와 관련 영국 국가통계청에 따르면, 영국으로 이주한 홍콩인 대부분이 정착지로 선택한 곳은 런던 인근 도시인 버밍엄이다.

이곳에 온 많은 홍콩인이 영국 사회에 통합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아직까지 홍콩인 10명 중 3명가량이 영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설문조사 진행 결과 조사에 응한 홍콩인들의 30%가 영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으며, 18.5%는 생활비 측면에서 절실히 지원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전망은 밝다. 영국 정부가 홍콩인들을 환영하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지 기업들 또한 인종 평등 차원에서 다양한 인종의 직원을 고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홍콩인들의 경우 전문지식 수준이 높고 기술이 뛰어나 기업들이 선호하는 추세다.

고국을 떠나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영국 이주 홍콩인들이 현지 사회에 잘 융화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