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런던시티대 총장 “공자학원은 中 영향력 도구…폐쇄 찬성”

정향매
2023년 03월 8일 오후 9:15 업데이트: 2023년 03월 8일 오후 9:15

앤서니 핀켈슈타인 영국 런던시티대 총장이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열린 영국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의원들에게 서둘러 영국 내 공자학원을 폐쇄할 것을 건의했다. 

핀켈슈타인 총장은 지난 2021년까지 영국 정부 국가안보 부문 수석 과학고문을 지냈다. 현재는 영국 고등 연구기관 ‘영국 연구혁신기구(UKRI·UK Research and Innovation)’ 이사를 맡고 있다. 

영국 대학 평가 기관 ‘타임스 하이어 에듀케이션(THE·The Times Higher Education)’에 따르면 핀켈슈타인 총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미국과 유럽처럼 영국도 국내 대학 30곳에 설치된, 중국이 지원하는 교육센터(공자학원)의 운영을 중단하는 움직임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핀켈슈타인 총장은 “공자학원은 분명 중국 당국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도구이다. 영국 대학 내에서 공자학원을 운영하도록 허용한 것은 잘못된 결정이었다. 그들은 단순히 중국어와 중국 문화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상징적인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어 관련 연구를 현 상태로 유지하거나 성장시키는 동시에 공자학원과 점차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 대만과의 협력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그는 조언했다.  

하지만 팀 브래드쇼 러셀 그룹 최고 경영자는 “공자학원은 영국에 이로운 점이 더 크다.”며 “무역 측면에서 ‘거대한 글로벌 플레이어’인 중국과 협력하는 데 필요한 언어·문화 스킬을 갖춘 졸업생을 배출하는 데 훨씬 어려워질 것이다.”라며 반박했다. 

또한 “영국이 중국과 사업을 하려면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 중국어에 대한 폭넓은 전문 지식과 역량을 보유한 인재가 필요하다. 공자학원을 통해 이러한 교육을 제공받을 수 없으면 정부는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영국 의회 청문회에 참석한 엘런 맥케이 에든버러대 부총장도 “졸업생 가운데 중국을 연구한 학생은 매년 200명에 불과하다.”며 이 분야 졸업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을 지적했다. 또한 “공자학원을 폐쇄할 경우 영국문화원(British Council)도 중국에서 활동 금지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문화원은 영국 외무국제개발부 후원으로 운영되는 국제문화교류 기관이다. 

하지만 핀켈슈타인 총장은 “거래 관계는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가치관이 서로 다른 두 국가는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각 대학은 적극적으로 이러한 거래 관계와 그에 따른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THE에 따르면 공자학원은 중국 공산당이 영향력을 확산하고 해외 중국 유학생들을 감시하는 트로이 목마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지난 7월 보수당 대표(총리) 경선 당시 ‘공자학원 전수 폐쇄’를 공약했다. 톰 투겐트아트 안보부 장관은 지난 11월 “공자학원은 많은 영국 대학의 학술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며 “정부는 영국 내 공자학원을 폐쇄할 예정”이라고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