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월 비농업 고용 기대치 크게 밑돌아…실업률 4.8%

톰 오지메크
2021년 10월 9일 오전 8:37 업데이트: 2021년 10월 9일 오전 10:47

지난 9월 미국의 고용 회복이 전월에 이어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8일(현지 시각) 미 노동부는 지난 9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19만 4천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 금융 데이터 제공회사인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50만개에 크게 못미치는 수치다.

다만 8월 고용은 당초 23만5천개에서 36만6천개로 상향 조정됐다.

금융서비스 업체 뱅크레이트의 수석 경제분석가 마크 햄릭은 “최근 고용 시장은 약간의 나쁜 소식과 좋은 소식이 공존한다”며 “급여가 놀랍도록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실업률은 8월의 5.2%에서 4.8%로 떨어졌지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는 못했다”로 말했다.

노동부가 집계한 실업자수는 770만명으로 팬데믹 최고치보다는 낮아졌지만, 팬데믹 이전인 570만명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비농업 부문 고용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음식점, 주점 등 서비스 업종에서는 7만4천개로 기대치보다 낮았다. 또한 지난달 대면수업을 재개했음에도 지방정부의 교직원 일자리는 14만4천개 감소했다.

다만, 제조업은 2만7천개 늘어나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고 소비심리가 회복되면서 물류·운송·창고업 일자리는 4만7천개 증가했다.

또한 정부 고용은 12만3천명이 줄었으나 민간 고용이 31만7천명 늘어나 감소분을 상쇄했다.

근로자나 구직자의 노동참여율은 61.6%로 최고 수치였던 20년전(67.3%)과 비교해 큰 변동을 나타내지 않았다. 노동참여율이 줄면서 고용이 떨어지진 않았다는 것이다.

햄릭은 “당초 고용 급증이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화당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허술한 고용 회복 정책이 불러온 결과라며 비판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트위터 등을 통해 “지난달에 생긴 일자리는 19만 4천개”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실패한 경제 정책이 중소기업들을 문닫게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썼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성명을 통해 “바이든은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고 바이러스를 종식할 비밀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약속했다”며 “트럼프는 바이든에게 백신과 경기 회복을 남겨줬지만 바이든은 여전히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 회복을 주도하는 상위 10개 주는 모두 공화당 주지사들이 이끌고 있다. 성장을 촉진하고 싶다면, 이 상황이 나타내는 메시지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경기회복은 주(州)의 정치 성향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공화당이 우세한 일명 레드 스테이트는 지난 8월 전국에서 가장 낮은 실업률을 기록하며 경기회복을 주도했다.

반면,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은 바이든 행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을 옹호했다.

클레인 실장은 트위터를 통해 “실업률이 8개월 만에 4.8%로 떨어졌다. 바이든 집권 첫 9개월 동안 역대 어느 행정부보다 2배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고용 회복 부진은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올 연말 이전에 유동성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를 고려한다면서 그 전제조건의 하나로 고용시장의 회복을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