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혁명공산당 대표, 민주당 바이든 지지 호소…“현 미국 체제 전복 위해”

하석원
2020년 08월 6일 오전 10:13 업데이트: 2022년 05월 28일 오후 7:23

미국의 공산주의 정당 대표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목하며 지지 의사를 내비쳤다.

또 바이든 전 부통령을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과 비교하면서 더 나은 선택이라며 당원들의 지지를 촉구했다.

미국 혁명공산당(Revolutionary Communist Party,  USA)의 밥 아바키안 대표(의장)는 지난 1일 자신의 단체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은 미국의 현 체제를 전복하기 위한 혁명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는 11월 선거에서 트럼프가 재선된다면 어떨지 상상해보라”면서 공화당 승리를 저지하기 위해 바이든에 힘을 모아줄 것을 촉구하며 당원들의 단합을 호소했다.

이어 동료 당원들을 향해 “바이든이 제안한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연연하지 말고 바이든을 선택해달라”고 했다.

바이든의 정책과 관계없이 공산당 단체의 ‘혁명’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자는 것이다.

선거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당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아바키안 대표는 “트럼프와 펜스(마이크 펜스 부통령) 정권 제거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고 있지만, 만약 선거 때까지도 트럼프 정권이 유지된다면, 정권의 해체를 위해 모든 적절한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면서 그 수단에는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투표도 포함된다”고 했다.

Pence and Trump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지난 5월 30일(현지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센터에서 열린 스페이스X의 펠컨 9호 로켓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 | Saul Martinez/Getty Images

그는 당선 가능성이 없는 후보자에게 표를 던지는 ‘시위’ 의미의 투표가 아니라, 사실상 트럼프에 반대하기 위해 바이든 한 명에게 표를 몰아주자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사실상 양당 체제이지만, 유권자들은 양당 후보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소수 정당의 후보에게 투표하기도 한다.

바이든 선거캠프는 혁명공산당 의장의 지지 발언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트럼프 선거캠프 측은 성명을 내고 “조 바이든이 급진좌파의 빈수레라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지적했다.

성명에서는 “그는 현재 급진적 공산주의 지도자들이 있는 민주당의 빈수레에 지나지 않는다”고 맹공했다.

또한 바이든 후보가 카렌 배스 의원(민주당)을 러닝메이트 후보로 거론한 점을 지적했다. 카렌 의원은 공산주의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바키안 대표는 바이든 후보를 비난하면서도 트럼프 정권을 잡으려면 어쩔 수 없다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과 바이든 후보를 가리켜 “현 체제인 ‘자본주의-제국주의’를 대표하는 이들”이라며 “억압과 불의를 못 참는 이들에게 자신들을 ‘그나마 덜 나쁜 후보(차악)’로 선택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민주당과 바이든 후보가 “자신들과 노선이 다르고 비판적인 유권자들에게 ‘그렇다고 트럼프 정권이 권력을 잡기를 원하냐’는 식으로 나온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바이든 후보를 뽑아야 하는 이유로 “트럼프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하며 트럼프 정권을 파시스트에 비유했다.

공산주의는 유혈사태를 촉발하는 혁명을 지지하는 극좌적인 이념이다. 러시아, 중국, 북한 등 공산주의를 신봉하는 국가에서 역사적으로 수천만 명의 사망자를 초래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