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에 공격헬기·포병대대 본부 상시 주둔…‘中 견제 목적’

이진백
2021년 12월 1일 오후 7:23 업데이트: 2022년 05월 31일 오후 2:30

·미 국방 장관, 안보협의회에서 전작권 전환, 한미 동맹 등 논의 예정
바이든, 미 국방부 GPR 승인인도·태평양 지역 동맹 파트너십 강화

로이드 오스틴(Lloyd Austin) 미국 국방부 장관이 12월 2일 열리는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SCM)를 위해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한다. 한미안보협의회는 한미 양국 국방부 장관이 해마다 서울과 워싱턴을 오가며 번갈아 주관하는 협의체로 2020년에는 미국에서 개최됐다. 오스틴 장관은 첫 방한 일정으로 12월 1일 열리는 ‘한미동맹의 밤’ 행사에 참석하고 2일 서욱 국방부 장관과 안보협의회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올해 안보협의회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리는 회의다. 국방부는 11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위한 대북정책 공조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추진 ▲포괄적·호혜적 한미동맹 발전을 위한 국방협력 증진방안 등 다양한 안보현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라 밝혔다.

지난 3월 18일 서욱 국방부 장관(왼쪽 두번째)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왼쪽 세번째)이 국립서울현충원 내 현충탑을 방문했다.ㅣ연합뉴스 제공

회담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11월 29일(현지시간) 미 국방부(DOD)가 작성한 ‘해외 주둔 미군 배치 검토(GPR, Global Posture Review)’ 권고안 승인에 대한 논의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승인된 검토(GPR) 결과에는 주한미군 현행 유지 및 한반도에 공격용 헬기 대대와 포병대 본부를 상시 주둔시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존 커비(John Kirby) 미 국방부 대변인은 11월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오스틴 장관은 중국이 전 세계적으로 이웃 국가의 안보와 안정을 잠재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군사력을 개발하고 있다”며 “중국의 ‘추격해 오는 도전(pacing challenge)’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한미안보협의회에 대해선 “중국이 계속 제기하는 도전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올해 2월부터 진행된 이 권고안은 미 국방부가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로 국가안보 전략에 따른 전 세계 주둔한 미군 재배치 검토 결과물이다. 또한 미국이 인도·태평양 역내 동맹국과의 파트너십을 강조하면서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11월 29일 국방부 기자회견에서 마라 칼린(Mara Karlin) 미 국방부 정책담당 부차관 대행은 “이번 검토(GPR)는 지역 안정에 기여하고 중국의 군사적 공격과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추가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해외 주둔 미군 배치 검토에 핵심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을 꼽으며 한국과 호주를 언급했다.

미 국방부의 해외 주둔 미군 배치 검토(GPR)에 나온 한국 관련 내용은 이제까지 한반도에 순환 배치해온 공격헬기 아파치 헬기 대대와 미 육군 포병대 본부를 한국에 상시 배치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지난 9월 미 워싱턴주에 주둔하던 제2보병사단의 포병대 본부를 경기도 평택 험프리스 기지로 이전한 바 있는데 이번 해외 주둔 미군 배치 검토(GPR) 결과가 공개됨으로써 사실로 밝혀졌다. 일각에서 감축설이 제기된 주한미군 규모는 현행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칼린 부차관 대행은 이날 브리핑에서 “주한미군의 배치는 아주 굳건하고 효율적이라고 본다”며 “전략적인 배치이므로 현시점에서 어떤 변화도 밝힐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반도 유사시 미국의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에 대해서 미 국방부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확장억제’는 핵전략 용어로 미국의 동맹국이나 우방국에 대해 제3국이 핵 공격으로 위협할 때 미국이 핵우산 또는 재래식 전력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날 북한의 핵 공격에 대항하기 위해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제와 관련해서는 “우리의 가장 가까운 동맹에 대한 확장억제는 매우 중요하며 이에 대해 변화가 없으므로 발표할 것이 없다”고 칼린 부차관 대행은 답했다.

국방부 관계자에 의하면 이러한 조치는 미 국방부로부터 사전 통보 됐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11월 30일 브리핑에서 “한반도와 관련해서는 미 국방부가 사전에 통보를 해왔다”며 “한미 국방당국 간 소통을 지속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한미군의 목적은 한반도에서의 무력분쟁 방지가 주목적이라고 덧붙였다.

호주에는 미군 전투기와 폭격기가 새롭게 순환 배치될 예정이며, 지상군 훈련과 군사 물류 협력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호주를 비롯해 괌, 북마리아나 제도 등 인도·태평양 전 지역에 걸쳐 군사 인프라 개선이 이뤄진다. 칼린 부차관 대행은 “군사 인프라 개선으로 물류 시설, 연료 및 군수품 저장 시설, 비행장 개선 등이 포함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미국의 해외 주둔 미군 배치 검토(GPR) 결과에 대해 강하게 반대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브리핑에서 “검토 결과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미국의 군사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미국이 전력을 다해 중국을 억제하고 포위하려는 진의를 잘 드러내는 것”이라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 위협론을 앞세워 미국의 군사력 확장 및 군비 증강을 반대한다고 했다.

/취재본부 이진백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