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정보위, ‘파이브 아이즈’에 한국 추가 검토

2021년 11월 3일 오후 4:54 업데이트: 2021년 11월 4일 오전 7:27

왕이 외교부장, 참여 논의에 냉전시대 산물이라 생각

국립외교원 교수 한국, 이익 위해 파이브 아이즈에 참여해야 한다

한미 간 정보동맹을 맺기 위한 미국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과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5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기밀정보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에 한국 등 추가 확대를 검토한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가 9월 1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에 이어 미 하원 정보위원회에서도 나왔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 하원 정보위가 공개한 ‘2022 회계연도 정보수권법 부속 보고서’에 동맹국 및 다른 국가와의 관계를 강화할 목적으로 파이브 아이즈에 참여한 5개국 외 한국을 포함해 일본, 인도, 독일, 프랑스가 참여할 경우 기밀 공유에 대한 이점과 위험 등을 분석하는 자료를 2022년 5월 20까지 국가정보국장은 국방장관 및 국방정보국 국장과 협력해 위원회에 보고하라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10월 28일(현지시간) 미 하원 정보위원회가 공개한 ‘2022 회계연도 정보수권법 보고서’ 중 ‘파이브 아이즈’ 관련 내용ㅣ미 의회 제공

‘파이브 아이즈’는 1946년 미국과 영국이 구 소련 등 공산국가에 대응하기 위해 결성되었고, 1956년 호주와 뉴질랜드, 캐나다가 합류한 5개국 상호 첩보 동맹으로 확대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미국 하원 정보위에서 한국을 먼저 언급한 것이 미중 패권경쟁과 관련 있다는 시각도 있다.

9월 15일 한국을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미국 의회가 파이브 아이즈에 한국과 일본, 독일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에 대해 “완전히 냉전시대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미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비판했다.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까운 한국이 파이브 아이즈에 참여한다면 위성 등을 이용한 최첨단 장비를 동원해 정보 수집 등의 감시 활동을 할 수 있어 중국 입장에서는 다방면으로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에포크타임스는 11월 2일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김현욱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이 파이브 아이즈에 참여하게 된다면 향후 얻을 수 있는 득과 실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들었다.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김형욱 미주연구부장(교수)ㅣ본인 제공

김 교수는 “현재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의 전략적 모호성은 미국과의 관계를 소원하게 하고 중국으로부터도 무시당하게 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어느 쪽이든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며, 한중관계를 악화할 수 있는 극적인 참여라면 모를까, 파이브 아이즈는 충분히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참여로 추후 중국과의 관계 악화 또는 압박과 견제가 예상되는지를 묻자 그는 “이미 한미일 3국은 티사(TISA, 한미일 정보공유약정)를 통해, 한일은 지소미아(GSOMIA,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며 “파이브 아이즈에 참여한다고 해서 중국의 압박이 올 거라고 미리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우려하는 것은 군사협력에 한국이 참여하는 것인데, 이미 한국은 올해 여름 3차례 미국 중심의 다자간 연합군사훈련에 참여한 바 있었지만 중국의 압박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중심의 연계에 가담해 한국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얻어내야 한다”고 강조하며 “호주가 이런 혜택을 얻어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미 의회에서 파이브 아이즈 참여국 확대에 한국을 계속 언급하는 것이 바이든 행정부의 아시아지역 동맹국 연계 강화 목적 이유라고 꼽았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다양한 소다자주의(전 세계 대상이 아닌 특정된 지역에서의 다자간 소통을 우선적으로 하는 것)를 통해 동맹국들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아시아에서는 다양한 국가들의 이익이 상충하기 때문에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와 같은 다자주의가 어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미 정부는) 이익이 공유되는 국가들로 구성된 다양한 소다자주의를 통해 아시아지역에서의 연계를 꾀하는 것이다”고 밝히며 “이것이 파이브 아이즈의 일환이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한국은 한일갈등으로 인해 지소미아 파기 직전까지 갔기에, 한국을 미국 중심의 기밀정보공유체인 파이브 아이즈로 묶어보겠다는 의지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차기 정부의 파이브 아이즈 참여 여부를 어떻게 전망하는지에 김 교수는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행정부라면 참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미중 간 균형을 주장하는 정부라면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취재본부 이진백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