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미국·캐나다·멕시코 무역 협정 승인…상원 1월 비준

미국 하원에서 25년간 유지했던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할 캐나다·멕시코와의 새 무역협정 비준안이 385대 41의 표결로 19일(현지시간) 통과됐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탈퇴한 NAFTA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대신해 향후 미국 무역 협정의 모델이 될 강력한 규정이 담겼다. 미국 노동자·제조업자·농민에 대한 보호력이 한층 높아졌다.

새 협정에는 특히,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원산지 규정이 강화됐다. 자동차 부품 75%는 북미에서 조달해야 한다. 이는 기존의 62.5%에서 늘어난 것으로 다른 지역으로부터 수입량을 줄이고 지역 내 생산 비율 및 일자리를 증가시킬 수 있다.

생산·근로자들에게 공평한 경쟁의 장을 제공하기 위해 고임금 노동력을 장려한다. 수년 동안 멕시코에 일자리를 빼앗겼던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노동자들의 일자리 획득과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의 높은 시장 장벽에 대해 오랫동안 불평해 온 미국의 낙농업자들 또한 약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캐나다는 기존의 유제품 수출 외에도 미국만을 위한 새로운 ‘관세 할당 제도’를 제공하고, 치즈·우유·버터·요구르트·아이스크림을 포함한 미국 유제품 수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한다. 반면, 캐나다 낙농가들은 미국에 열린 수출 길을 반기지 않았다.

북미3국의 새 무역협정은 또한 이전 NAFTA에 없었던 새로운 온라인 규제 완화 및 나라 간 면세를 적용한다. IT 기업들과 온라인 쇼핑 및 온라인 수출 업체인 아마존 등이 이득을 볼 것이다. 가령 멕시코 사람이 온라인에서 미국의 물건을 세금 없이 살 수 있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는 오랜 기간 치열한 협상 과정을 거쳤다. 2018년 10월에 새로운 무역 협정인 USMCA를 타결했고, 3국 지도자들은 그해 11월 30일 이 협정에 서명했다. 새 협정이 발효되려면 세 나라 입법부가 비준해야 한다.

초당적 압박

지난 몇 달 동안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은 의회 내에서 연말 이전에 USMCA 협정을 하원에 제출하라는 초당적 압박에 직면해 있었다. 전국 각지의 재계 단체와 농민들 또한 협정 비준 지연에 우려를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들은 펠로시 의장이 1년 넘게 협약을 지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세입 위원회 의회 간부의원 케빈 브래디는 19일 USMCA 대한 원내 토론에서 “펠로시 하원의장이 그렇게 오래 버티는 것은 수치일 뿐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하원 다수를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원들은 USMCA 규약이 만족스럽지 않다면서 수정을 요청해왔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몇 달간의 협상 끝에 지난 10일, 의회 휴회에 앞서 하원 표결을 결정했다.

펠로시 의장은 10일 하원의 양당이 합의문에 대한 이견을 조율하고 시행·근로자·환경·처방 약 부문을 일부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 발표가 있은 후, 3국의 대표가 멕시코 시티에서 USMCA 수정안에 서명했다. 미국은 상원의 비준안 검토가 남았다.

미 상원이 승인하면, 이 협정은 이전 무역 협정 NAFTA를 대체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NAFTA가 ‘사상 최악의 무역 협정’이라고 평가했다.

미치 매코넬 공화당 원내대표는 1월로 예상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이후 비준안 검토가 이뤄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수정된 협상 내용

수정된 협상안에 대해 민주당 하원 협상대표였던 리처드 닐(민주) 하원 세입 위원장은 “USMCA가 향후 미국 무역 협정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상공회의소를 포함한 경제단체들은 USMCA 변경 내용 중, 특히 미국의 의료 혁신을 보호하는 생화학 약품 조항을 바꾼 것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냈다.

처음 USMCA는 생화학 약품 발명에 대한 10년간의 규제 데이터 보호를 허가했다. 그러나 새로운 조항은 제약회사들이 멕시코에서 5년, 캐나다에서 8년만 보호받게 된다.

제조업자들은 이번 결정이 향후 최소 10년간은 저렴한 복제약품들로부터 생화학 정품 약품들이 보호되는 것을 막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