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컨설턴트 “경제적 자유,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관건은 자산 관리”

김태영
2023년 05월 27일 오전 12:02 업데이트: 2023년 05월 27일 오전 12:02

우리가 평소 늘 꿈꿔온 경제적 자유를 마침내 얻게 됐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직장을 그만두거나, 그동안 미뤄왔던 꿈을 실현하는 데 매진하거나, 전 세계를 여행하는 등의 버킷리스트를 실현해 볼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러한 특권을 평생 누리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미국 커리어 정보 웹사이트 ‘엔터프레니어’의 경제 칼럼니스트이자 기업 마케팅·재무 컨설턴트 존 램튼은 경제적 자유를 이룬 사람들의 자산 관리 방법을 소개했다. 그는 전 세계 기업인들을 상대로 기업의 가치를 올리는 마케팅 및 자산 관리 방법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존은 “경제적 자유란 단순히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돈을 통제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또한 자금 투자 방법을 잘 꿰고 있어 평생 재정적 안전이 보장된 상태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흔히 우리는 경제적 자유를 얻으면 일하지 않고 휴가를 즐기거나 비싼 옷을 사고 고급 요리를 즐기며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것을 상상한다. 하지만 경제적 자유를 얻은 사람 중 대다수가 여전히 일을 하고 더욱 철저하게 계획된 지출을 하고 있다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존은 “경제적 자유를 얻었어도 통제 없는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게 되면 이러한 특권을 곧바로 잃을 수도 있다”며 “가장 중요한 건 ‘힘들게 모은 자산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명한 자산 운용을 위해 몇 가지 금융 상품에 자금을 나눠서 투자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특히 그는 수익률은 낮지만 안정적인 투자와 기대 수익률은 높지만 손실 위험이 큰 투자를 균형 있게 분배해 손해를 최소화하면서 안정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그가 제시한 6가지 금융 상품에 대한 설명이다.

첫 번째는 ‘부동산투자신탁(REITs·리츠)’이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부동산에 투자한 후 발생하는 수익을 배당해 주는 금융 상품이다.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사람도 현물 매매 없이 부동산 투자 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리츠는 지난 50년간 미국에서 S&P 500 평균 수익률 대비 10~15% 더 높은 수익률을 자랑했다. 또한 현물 투자와 비교해 유동성이 높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악재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투자 전 충분한 고려가 요구된다.

두 번째는 ‘국채’다. 투자자가 특정 기간 정부에 대출을 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만기일은 최장 50년까지 선택할 수 있으며 투자자는 대출에 대한 이자를 지급받는다. 한국 국채의 연평균 수익률은 3.5~3.6% 정도다. 수익률만 보면 투자용으로 크게 매력적이지 않지만 국채는 변동성이 적어 가장 안전한 금융 상품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국채는 주식 가치가 하락하고 시장 경기가 좋지 않더라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제공해 주는 장점이 있다.

세 번째는 ‘회사채’ 투자다. 회사채는 기업에 대출을 해준 후 이자를 받는 것으로, 어떤 기업에 투자할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국채에 비해서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동시에 손실 위험도 있다. 회사채 신용등급은 해당 기업의 원리금 지급 능력에 따라 AAA부터 D까지 10개 등급으로 나뉜다. 등급이 높을수록 안전하지만 수익률이 낮고, 등급이 낮을수록 손실 위험은 커지지만 기대 수익률은 높아진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투자 만기 1년 기준 국채와 AAA 등급의 회사채 수익률은 각각 3.56%, 3.95%로 0.39%포인트 차이다. 반면 BBB 등급의 회사채 수익률은 7.32%로,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존은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국채와 함께 몇 가지 회사채를 선택해 동시에 투자할 것을 제안했다.

네 번째는 ‘배당주(배당금을 지급하는 상장주) 투자’다. 재무 건전성이 좋고 안정적인 기업에 투자하면 배당금을 수령할 수 있다. 존은 배당주 투자가 일반적으로 S&P 500 지수보다 수익률이 높고 변동성은 낮아 좋은 투자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기업은 대부분 3개월에 한 번 배당금을 지급하는 반면 한국 기업은 1년에 한 번 배당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차이가 있다. 또한 배당금을 수령할 때마다 배당소득세(연 2000만 원 이하 기준 15.4%)를 납부해야 한다. 그런데도 배당주 투자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한국이나 미국에서 모두 장기 투자 상품으로 인기가 높은 편이다.

다섯 번째는 ‘연금 보험’이다. 불입금에 따라 계좌 소유주에게 보장된 이자율을 지급해 주는 보험 계약을 뜻한다. 존은 회사채나 배당주 투자 등과 같이 수익률에 초점을 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투자에 일부 자금을 분배했다면 안전한 투자로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연금 보험은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고정 이자율을 제공하기 때문에 주가나 경기 침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고, 세액 공제 혜택도 있다. 하지만 수익률이 너무 낮아 적금만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4월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2021년 연금저축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연금저축보험 수익률은 1.63∼1.83%에 그쳤다.

마지막 여섯 번째는 ‘물가연동국채’다. 물가연동국채는 국채의 액면 원금 및 이자를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연동시켜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이자율 하락을 헷지(hedge‧위험회피)한 국채를 말한다. 물가 상승 시 채권의 액면금액과 이자가 증가해 실질 구매력 하락을 방어하는 효과가 있다. 기획재정부가 발행하며 원리금 지급이 안정적인 장점을 가진다. 만기는 5년, 10년, 30년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이자는 6개월마다 지급된다.

존은 이처럼 다양한 투자 수단을 활용하면 균형 있는 자산 관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부동산, 주식, 채권, 뮤추얼 펀드, 양도성예금증서(CD), 물가연동국채, 연금 보험 등 다양한 투자 상품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금융 지식을 쌓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평범한 사람이 경제적 자유로 향하는 방법에 대해 “재정 목표를 설정하고 예산에 맞춰 생활하는 게 좋다”며 “부채를 청산하고 저축을 자동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능한 한 빨리 투자를 시작하고 신용 점수를 건전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