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후보자 對중국 견해 주요 이슈로 부각”

하석원
2022년 05월 16일 오전 11:58 업데이트: 2022년 05월 27일 오후 4:27

치열한 미중 경쟁…먹고사는 문제에도 영향
“유권자들, 중국에 강경한 후보 선호 추세”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후보의 중국에 대한 견해가 유권자들의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과 중국의 외교적·경제적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권자들도 중국에 대해 엄격한 입장을 취하며 미국의 이익을 지켜낼 수 있는 후보를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경제와 국가안보 사이에서 유권자들의 우선순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됐다.

백악관 외교안보특보를 지낸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더글라스 팔 석좌 연구원은 에포크타임스에 “이번 중간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중 강경책을 계승한 공화당 후보들의 지지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미국의 중간선거는 4년에 한 번 열리는 대선 사이에 치러지는 선거다. 연방 상원의원 3분의 1과 하원 전체를 새로 뽑는다. 대통령 임기 중간에 치러지는 만큼, 대통령과 행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이 강하다.

현재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은 중간선거에 내보낼 후보를 선발하는 경선이 본격화된 가운데, 팔 연구원은 “이번 중간선거에 나서는 모든 후보들은 중국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달 초 격전지인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주 유력 후보들이 선거 유세 기간 중국을 언급한 횟수를 비교했다.

보도 시점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천하는 후보로 지지율 1위인 의사 출신 메흐메트 오즈(공화당) 예비후보는 중국에 대해 8351회 언급했고, 그다음은 오하이오주 유력 후보인 팀 라이언(민주당) 예비후보로 3417회였다. 오즈의 라이벌인 전 헤지펀드 CEO 데이비드 매코믹(공화당)은 2580회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오즈가 매코믹을 앞서고는 있지만 그 차이가 근소하다는 점에서 ‘트럼프의 추천만으로 공화당 지지자들의 압도적 지지가 보장되진 않는다’는 분석을 내놨다. 오히려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역할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미국 유권자들, 특히 중국 등 외국과의 경쟁에 노출된 미국 중서부·북동부의 과거 제조업 공업지대인 러스트 벨트 유권자들은 중국에 대한 후보의 태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팔 연구원은 “지금까지는 공화당 지지자들이 중국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정치인들에게 요구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양국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유권자들이 국제 이슈에 더 많이 시선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4일 일정으로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다. 펄 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방문을 계기로, 민주당이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중 간 외교적·군사적 갈등이 거세지고 있다.

국무부는 최근 공식 웹사이트의 대만 관련 문서에서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정기적인 업데이트라고 해명했지만, 중국 외교부는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지는 초당파적 견해 일치를 보이고 있다. 2020년 바이든이 대선에서 승리하자, 중국은 미국 정부가 대만 문제에서 좀 더 유화적으로 변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같은 해 8월 채택한 정책 강령에서 2016년에는 있었던 ‘하나의 중국’ 문구를 삭제했다.

중국의 자원 외교도 미국의 경계심을 자극하고 있다. 스티브 채벗(공화당), 에이미 베라(민주당) 등 의원들은 코발트, 리튬 등 희토류 자원에 대한 대중 의존도를 낮춰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대비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당파를 떠나 같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편, 팔 연구원은 미국의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낮게 평가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과 유럽의 주의가 분산된 사이 대만에 대한 군사적 침공 위협을 높였지만, 올해 가을 제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당장 대만을 침공해 리스크를 키우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아울러 서방 사회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가한 대규모 경제 제재 역시 중국이 쉽게 대만 침공을 실행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