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막 내렸지만…베이징, 우려와 공포 지속

저우샤오후이(周曉輝)
2018년 11월 11일 오후 6:42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21

미 중간선거가 마침내 막을 내렸다. 공화당은 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고 민주당은 하원 다수당이 됐다. 이치대로라면, 이번 중간선거에 기대를 걸었던 베이징 당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이 하원을 잃은 데 대해 매우 기뻐해야 한다. 그러나 공산당 기관지의 최근 보도를 보면, 수위는 낮아졌고 분석도 융통성이 없다. 오히려 홍콩의 친공산당 매체인 봉황망(鳳凰網)이 예전과 다름없이 트럼프가 조사를 받는 것은 물론 탄핵까지 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분명 이 같은 선거 결과는 베이징 고위층의 기분을 크게 호전시키지 못했으며, 무역전쟁으로 인한 우려도 해소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일찍부터 미중 간의 무역 문제에 있어서, 그리고 중국이 미국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인식 면에서 양당은 같은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따라서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가 베이징에 대한 미국의 강경한 입장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민주당 소속 스티븐 올린스 ‘미중 관계 전국위원회(NCUSCR)’ 위원장은 지난 9월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발전 고위층 포럼’에서 직설적으로 베이징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더라도 미국과 중국은 문제에 봉착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몇 년간 정부, 싱크탱크, 언론, 학계와 교류한 경험을 보면 미국에서는 이미 하나의 공감대가 형성돼 “중국(공산당)을 지지했던 일부 인사가 지금은 침묵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린스 위원장은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경우 ‘러시아 게이트’를 조사하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트럼프의 정책에 발목을 잡겠지만, 미중 관계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오린스의 말은 베이징 당국의 중간선거 이후 뭔가 바뀔 것을 기대하는 정치적 계산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그는 “베이징 당국이 비행기나 옥수수, 에너지를 더 많이 산다고 할지라도 미중 무역전쟁의 휴전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그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근거로 그는 “관세 인하, 비관세 장벽 인하,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 투명한 감독을 통해 미국 상업계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미국과 중국에 건설적인 의견을 갖고 있는 인사들의 비자 발급을 거부하지 말고, 중국에서 미국 언론을 볼 수 있고,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베이징이 더욱 개방적으로 포용해야 한다고 에둘러 조언하기도 했다.

오린스 위원장의 견해는 분명히 많은 미국 민주당 인사들의 견해를 대표하고 있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 후 트럼프의 정책에 제동을 걸겠지만, 베이징이 바라는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민주당도 중국의 미국 지적재산권 절취 등 각종 불법행위를 규탄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내년 하원의장을 맡게 될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는 1986년 하원의원에 처음 당선된 이후 줄곧 중국공산당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여 왔다. 그래서 베이징은 그녀를 ‘적대 인물’로 간주했고, 앞으로 그녀와의 교제는 상당히 골치 아픈 일이 될 것이다.

골치 아픈 이유는 펠로시가 중국공산당을 반대하며 장기적으로 가장 크게 낸 목소리가 인권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이런 글이 있다. “펠로시는 장기간 세계 각지의 인권을 제창해왔다. 그녀는 중국의 인권 개선을 위해 나설 것이며, 무역을 인권 표준 개선과 연계하기를 희망한다.”

펠로시가 인권 문제에 대해 중국 공산당을 비난한 것은 1989년 베이징 당국이 학생들을 탄압하고 학살하면서부터였다. 당시 그녀는 미국에 유학 중인 중국 대학생들이 졸업 후에 미국에 남을 수 있도록 해 그들이 ‘정치적 박해’를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미국 정부에 제안했다. 2년 뒤인 1991년, 펠로시는 인권단체를 조직해 중국을 방문했고, 톈안먼(天安門) 광장의 인민영웅기념비 앞에서 ‘중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죽은 이들을 추모한다’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들고 중국 정부의 1989년 천안문 사태 유혈 진압을 규탄했다.

1990년 5월, 펠로시 의원은 부시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최혜국 지위 연장에 반대하는 안건을 의회에 발의했다. 이에 따라 1991년 7월 하원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 최혜국 대우를 조건부로 연장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중국 인권 문제를 최혜국 대우 연장의 조건으로 내건 것이다. 이후 펠로시 의원은 매년 미국의 대중 무역 최혜국 연장안에 반대하거나 인권, 무기 확산, 티베트 등의 조건을 추가하는 법안을 제출하거나 투표해 왔다.

그뿐만 아니라 펠로시는 여러 자리에서 중국의 인권 기록을 비판하고, 동시에 ‘민주화 운동’, 인권 단체와 광범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녀는 일찍이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보이콧하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08년 하계올림픽 개최권을 중국에 부여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했다.

펠로시는 지난해 4월 첫 미중 정상회담 직전 트럼프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에 인권 문제를 언급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펠로시는 종교와 정치 신앙으로 박해받는 중국인들을 지지해왔다. 펠로시 의장은 파룬궁에 대해서도 공개적인 지지를 표시해왔다.

톰 프랫 미국 국제정책 태평양위원회 위원은 “그녀(펠로시)는 베이징에 대해 유쾌한 감정이 극히 적다. 통상적으로 용서하기 어려워하고 철저히 의심한다”고 말했다.

펠로시의 과거 경험을 보면, 앞으로 하원에서 인권 문제에 대해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미국 정부와 이 문제에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파룬궁 수련자에 대한 박해를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는 중국 공산당 당국에는 설상가상이 아닐 수 없다.

셋째, 트럼프가 대통령 임기를 끝내지 못하고 탄핵당할 줄 알았던 베이징 당국은 이번 중간선거를 통해 트럼프의 2020년 재선이 더는 불가능한 일이 아님을 깨달았다.

한편, 공화당은 상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얻어 트럼프가 인사 임명에서 민주당에 발목을 잡힐 필요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미 헌법에 따르면 상원은 대통령이 지명한 대사, 대법원 판사와 ‘합중국 모든 관리’를 인준할 권리를 갖는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 뒤, 정부 재정, 러시아와의 관계 완화 등에 제동을 걸거나,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까지 시도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런 행동이 2년 뒤 대선에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트럼프가 민주당의 비협조에 많은 책임을 떠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민주당이 일부 이슈에서 공화당, 트럼프와 협력을 선택할 수 있다. 물론 마찰음은 면치 못할 것이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는 주요 경합 주(州)인 플로리다주와 오하이오주에서 주지사 2명이 트럼프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2020년 대선 유력 후보들은 줄줄이 낙선했다. 이는 트럼프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한마디로, 베이징에 대한 양당의 입장이 선거로 인해 달라지지 않았고, 반공산주의를 견지하는 페로시가 하원의장을 맡아 인권 문제에 대해 계속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며, 트럼프는 재선이 유력하다. 이 세 가지 요소는 중난하이의 두려움만 증폭시켰다. 무역전쟁에 인권 문제까지 겹친 베이징은 어디로 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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