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독립기념일 불꽃놀이 개최 여부로 바이든 행정부, 주정부 갈등

한동훈
2021년 05월 1일 오전 7:52 업데이트: 2021년 05월 1일 오후 3:29

미국 독립기념일 불꽃놀이 개최 여부를 놓고 바이든 행정부와 사우스다코타 주정부가 대립하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공화당 소속인 크리스티 노엠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는 러시모어산에서 개최할 예정인 올해 독립기념일 불꽃놀이를 금지한 바이든 행정부를 상대로 금지명령 철회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노엠 주지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불꽃놀이 금지 명령을 철회해 줄 것을 법원에 신속히 요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 중서부 사우스다코타의 러시모어산에서는 매년 7월 3일이면 독립기념일(7월 4일) 맞이 불꽃놀이 행사가 열렸으나 2009년부터 화재 위험 등을 이유로 중단됐다가 작년 트럼프 대통령과 노엠 주지사가 재개한 바 있다.

작년 코로나 확산 와중에서도 화려한 불꽃놀이와 미 해군의 곡예비행으로 성대한 축하행사가 열려 관람객 7500여 명이 참석했다. 일부 희망자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관람객이 마스크 없이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러시모어산은 조지 워싱턴·토머스 제퍼슨·에이브러햄 링컨·시어도어 루스벨트 등 미국 역대 대통령 중 4명의 얼굴이 화강암 절벽에 조각된 관광 명소다.

노엠 주지사는 “러시모어산은 미국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가장 좋은 장소이며 우리 나라를 특별하게 만드는 모든 장소”라며 예정대로 행사를 치르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어 소송을 제기한 이유에 대해 “국가적 기념행사와 불꽃놀이를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개최하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에 행사 지지를 요청했지만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어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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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3일(현지시각)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산 국립기념지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축하 불꽃놀이 | Saul Loeb/AFP via Getty Images 연합

노엠 주지사는 지난해 10년 만에 러시모어산 독립기념일 행사를 재개하며 국립공원관리청과 관련 합의를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에는 관리청이 신종 코로나(중공 바이러스) 확산과 주변 지역 부족들의 반발을 이유로 합의 이행을 거부하고 있어, 관할 부서인 내무부에 행사 지지를 요청하고 나섰으나 응답이 없자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

국립공원관리청은 소송과 관련해 “지난해 행사 후 공원 측 자체 평가 결과, 불꽃놀이 행사를 계속 개최할 경우 공원 직원과 방문객의 건강과 안전에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2020년 7월 3일(현지시각) 미국 사우스다코타 러시모어산 국립기념지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행사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조지 워싱턴·토머스 제퍼슨·에이브러햄 링컨·시어도어 루스벨트 등 전직 미국 대통령 4명의 얼굴이 새겨진 절벽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화면 캡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중이었던 지난해 러시모어산 독립기념일 전야 행사에 참석해 유쾌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트럼프는 백악관이 사우스다코타 주정부와 러시모어산에 자신의 모습을 새기는 방안과 관련해 논의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면서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논평했었다.

그는 “처음 3년 반 동안, 아마도 다른 어떤 대통령보다 더 많은 성취를 이뤘다는 점에서 매우 좋은 아이디어로 들린다. 하지만, 나는 그런 제안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