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中 공산당원 가족 2억7천만 명 입국 제한 검토

하석원
2020년 07월 17일 오후 7:38 업데이트: 2020년 07월 17일 오후 7:38

미국 정부가 중국 공산당 당원 및 그 가족의 미국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16일 뉴욕타임스가 이 같은 소식을 보도한 데 이어, 다수의 주요 외신들이 잇따라 각자의 소식통을 인용해 해당 정보의 진위를 확인했다.

중국 공산당원과 가족의 미국 입국 금지 내용이 담긴 이번 대통령령 ‘초안’에는 해당 권한을 관계 부처에 부여해, 미국 내에 있는 공산당 당원과 가족의 비자를 취소해 추방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 공산당원의 자녀가 미국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

소식통들은 해당 조치에 대한 세부 내용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비자 발급 금지에 대한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라고 전했다. 논의에는 백악관과 국무부, 국토안보부 관계자들이 범정부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제재 논의에는 미국에 없는 중국 공산당 당원과 가족들에게만 적용할지 아니면 소급 적용할 것인지 등이 포함된다. 소급 적용될 경우, 미국에 이미 거주하고 있는 중국 공산당 당원과 그 가족도 추방된다.

지난 6월 30일 기준, 중국 당국이 발표한 공산당 당원 수는 9191만4천 명이다. 미 행정부는 그들 가족까지 포함할 경우 대략 2억7000만 명이 제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간 미국을 방문하는 중국인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였으며, 2018년에만 중국인 방문객이 300만 명에 이르러 해당 조치가 진행될 경우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이런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이 전해지자 구글 키워드 검색 추세를 지수화하는 빅데이터 서비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중국어 간체로 ‘탈당’(退黨) 키워드를 검색하는 횟수가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16일부터 미국 내에서 중국어로 공산당 탈당을 뜻하는 ‘退黨(투이당)’이라는 키워드의 구글 검색 횟수가 급증했다. | 구글 트렌드 웹 페이지 스크린 샷.

특히 중국 전역의 구글 검색 트렌드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16일부터 ‘탈당’ 검색량은 급격한 상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발 IP로 구글을 검색할 수 있는 사람은 중국에서 특권 계층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적지 않은 중화권 인터넷 사용자들의 관심사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이와 관련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한 중국인 네티즌은 “조만간 트럼프 버전의 ‘공산당 숙청’(清黨) 운동의 역사를 목격할 것이며, 이는 진정한 디커플링(미국의 중국 탈동조화)의 시작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중화권 네티즌은 자신의 트위터에 공산당원 숫자 9191.4를 있는 그대로 중국어로 읽으면 쥬요쥬요스’(就要就要死), ‘곧 죽게 된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