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 80%, 대만 유사시 미군 개입 예상” CSIC 조사

강우찬
2022년 09월 26일 오전 11:59 업데이트: 2022년 09월 26일 오후 1:53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전문가 64명에 설문
66%는 “미국 어떤 손해도 감수하고 개입할 것”

미국의 중국·대만 문제 전문가 절반은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중국의 대규모 대만 포위 훈련이 시작되고 며칠 뒤인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8일까지, 미 공화·민주 양당의 전 정부 관계자와 정책 분석가 등 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 전원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했을 때 미국이 정치·경제적 지원을 하고 미군을 파견해 대만 방위에 개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응답자 약 80%는 대만이 독립을 선언할 경우 중국은 즉시 대만에 군사공격을 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중국이 예상하는 미국의 개입 강도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30%는 미국은 비용을 고려하면서 대만 방위에 개입할 것으로 중국은 예측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66%는 미국은 어떠한 손해도 감수할 것이지만 그 범위가 인도·태평양 지역에 머물 것이라고 중국은 예측한다고 답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 시기에 대해서는 2049년 이전에 움직일 것이라는 응답이 44%, 향후 10년 이내에 중국이 대만 상륙작전을 개시할 것이라는 응답이 63%였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방송된 미 CBS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중국의 ‘전례 없는 공격’이 발생할 경우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대만 유사시 미군 개입을 시사한 네 번째 발언이다.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대만 독립파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응답자 80%는 8월 펠로시 하원의장 대만 방문 이후 중국이 실시한 대규모 군사훈련이 대만 침공을 앞당겼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고 답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데이비드 코헨 부국장은 지난 16일 미 워싱턴 교외 내셔널 하버에서 열린 정보·국가안보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은 중국군이 2027년까지 대만을 무력으로 제압할 수준에 도달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앞서 7월에는 윌리엄 번스 CIA 번스 국장이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아스펜 연례 안보포럼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언급했다.

제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중국공산당은 대만 통일의 실현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지난 21일 중국은 대만 정책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고 “통일을 막는 세력과의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혀 미국을 견제했다.

일본 언론들은 당 대회 개막일에 발표될 공산당 활동보고서 초안에 시진핑이 주요 목표로 대만 통일을 더욱 명확히 규정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번 CSIS 조사에 응한 미국의 대만·중국 문제 전문가들은 대부분 시진핑이 아직 대만과의 평화통일 여지가 남아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우선은 3연임이 목표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조사에 응한 전문가 80% 이상은 대만이 독립을 선언하지 않는 이상 시진핑은 집권 3기 마지막해인 2027년까지 대만을 무력 침공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80%는 중국이 대만 통일에 관해 일관된 전략이나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으며, 84%는 중국이 통일을 일시 보류하더라도 영구적인 현상 유지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CSIS 조사에 응답한 64명 가운데 이름 공개에 동의한 인사는 미국재대만협회 전 대표 리처드 부시, 홍콩침회대학 국제정치학 교수 피에르 세바스티안, 미 국방부 전 부차관보 엘브리지 콜비,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위원 잭 쿠퍼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