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 “中, 인터넷 자유도 세계 최악”

하석원
2020년 10월 15일 오전 11:46 업데이트: 2020년 10월 15일 오후 12:03

중국이 6년 연속 인터넷 자유도 세계 최악의 국가로 꼽혔다.

미국 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가 13일(현지 시각) 발표한 ‘2020 국가별 인터넷 자유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6년 연속 세계 65개국 중 최악의 인터넷 자유 탄압국으로 지목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과 관련된 발언으로 체포 또는 기소를 진행한 나라는 총 45개국으로 이들 국가 중 28개국이 온라인상에 퍼진 바이러스 관련 내용을 검열했다.

그러나 중국의 인터넷 검열 기술은 여타 국가들에 비해 더욱 정교하고 체계적이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중국 규제 당국은 인공지능(AI)을 통해 게시물들을 자동 검열해 대규모 콘텐츠와 게시물들을 삭제하고, 계정을 폐쇄하는 등 인터넷 통제 강도를 높이고 있었다.

프리덤하우스는 14일 성명에서 “이것은 전례 없는 극한 감시 상황을 반영한다”면서 “팬데믹은 중국이 오랫동안 추구해온 디지털 권위주의를 정상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 인터넷 자유도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중국 공산당(중공) 정권은 바이러스 관련 정보를 차단하기 위해 온라인 통제와 검열을 더욱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팬데믹 기간 중 중공 당국의 온라인 통제 강화로 수억개의 인터넷 및 휴대전화 사용자들에게 영향을 미쳤고, 당국은 시민들에게 자체 검열을 강요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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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통근 시간에 마스크를 착용한 베이징 시민들이 바쁘게 걷고 있다. | Nicolas Asfouri/AFP via Getty Images=연합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최대 온라인 검열기관 중국 사이버관리국(CAC)은 올해 1분기에만 웹사이트 816개, 소셜 미디어 또는 대화창 3만3천개를 삭제했다.

이들은 건강한 사이버 공간을 만든다는 명목으로 베이징과 상하이, 광둥에서 2개월간의 기사 및 계정 삭제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로 인해 6천개 이상의 온라인 기사와 1만8천5백개의 계정이 삭제됐다.

에포크타임스가 지난 2월 입수한 후베이성 선전부 내부문서에서도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중공 정부는 1600명의 감시원을 통해 24시간 동안 인터넷을 감시했다. 이들은 정부가 민감하다고 여기는 정보를 삭제하고 긍정적 댓글을 올려 여론을 통제했다.

선전부는 2월 중공 바이러스 진원지인 후베이성 우한(武漢)시에 국영매체 기자 수백 명을 파견했으나 기자들의 취재에 제약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중 매체 소속의 한 기자는 에포크타임스에 “기자단의 최우선 과제는 정부와 관련한 부정적인 취재를 피하고 당 노선을 따르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공산당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오히려 문제를 제기한 이들을 없애려 한다”면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곧 여론을 통제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정부에 부정적인 목소리를 냈다가 처벌받은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중공 바이러스 확산을 최초로 알렸다가 당국에 의해 처벌받은 의사 리원량이 그중 한 사례다. 우한 실태를 고발한 시민기자들이 잇따라 실종되는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중공의 검열·정보통제의 손길은 국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캐나다 토론토대 산하 시티즌랩 연구소가 지난 1월 18일~5월 14일까지 조사를 한 결과, 중국앱 위챗이 신종 코로나에 대한 검열을 실시해 2천2백개의 키워드를 블랙리스트에 포함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챗의 블랙리스트 키워드는 중공 정부의 코로나 초기 대응과 마스크 외교에 대한 비판 등이었다.

중공이 국내를 넘어 해외 이용자의 계정마저 검열에 나서면서 표현의 자유 탄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