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트로이 목마’ 의심 중국산 항만 크레인 관련 청문회 개최 요구

최창근
2023년 04월 4일 오후 5:34 업데이트: 2023년 04월 4일 오후 5:34

미국 의회가 자국 내 항만의 중국산 항만 크레인 관련 청문회 개최를 요구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월 3일, “미국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오는 4월 18일까지 관련 청문회를 개최하여 중국산 안벽(STS) 크레인의 보안상 취약성에 관한 국토안보부 내부 문건 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상하이진화중공업(ZPMC)이 제조한 안벽 크레인이 미군 작전을 위해 미국에 반출입되는 물자에 관한 정보를 수집할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마크 그린(공화·테네시)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위원장은 성명에서 “미국 내 항만 크레인의 80%가 중국산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 국토안보위원회는 크레인이 미국 사이버 안보에 미치는 위험과 국토 안보를 위한 핵심 인프라스트처 복원력에 대한 답변을 국토안보부에 요구하고 있다.”며 청문회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국토안보부, 연방수사국(FBI) 등 미국 안보 관련 부처 공무원들은 중국 ZPMC사가 제조한 안벽 크레인을 ‘트로이 목마’에 비유했다. 해당 크레인에 선적되거나 하역되는 컨테이너의 출처, 목적지를 등록‧추적할 수 있는 센서가 부착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ZPMC의 홍보 영상에 의하면 중국에서 크레인을 원격 조종할 수도 있다. 일부 항구에서는 중국인 기술자가 2년짜리 미국 비자를 받아 직접 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 정보당국은 이를 정보가 새어 나가는 ‘구멍’으로 본다.

국방정보국(DIA)은 지난 2021년 실시한 안보 평가에서 “중국 정부가 선박 통항량을 교란하거나 선적 중인 군사 장비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또한 2021년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으로 크레인을 이송 중인 화물선을 수색해 정보 수집 장치를 발견하기도 했다.

ZPMC는 현재 전 세계 크레인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그중 미국 내 항만에서 사용 중인 안벽 크레인의 80%를 제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ZPMC의 모기업은 중국 국유 대기업 중국교통건설유한공사로서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핵심 기업이다.

마크 그린 국토안보위원회 위원장과 댄 비숍 감독조사소위원회 위원장은 국토안보부에 보낸 서한에서 “적대 세력이 크레인 운영 기술 시스템을 악용할 경우, 항만 운행이 완전히 멈춰 모든 상업 활동이 중단되고 군사‧상업 공급망이 붕괴될 수 있다. 만약 항만이 폐쇄될 경우 경제와 안보에 치명적일 수 있다.”며 중국산 크레인의 위험성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