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미국 내 대학·연구기관 기술도용 방지 법안 제출…중국 스파이 겨냥

에바 푸
2019년 11월 1일 오후 4:33 업데이트: 2019년 11월 1일 오후 4:33

미국 상·하원 양당 의원이 자국의 캠퍼스 및 학술 기관에서 중국 스파이들이 민감한 기술을 도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상하원에 새로운 법안을 29일(현지시간) 제출했다.

‘국토안보부 정보보호위협감소법’이라는 새 법안은 국토안보부 공무원에게 특정 연방기관의 정보를 평가하고 강화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 것을 요구하고 있다.

법안은 각 기관의 보안 담당자가 스파이 활동 인식 훈련을 개발해 담당 구역의 교수진이 잠재적인 간첩활동을 탐지하도록 선도하는 책임을 맡아야 한다고 요구한다. 또한 학문 및 학위 프로그램의 민감한 영역에서 (스파이 활동을) 식별하는 조치가 포함되며, 외국 학생들이 자신의 집중 영역을 변경할 때 언제든 추적하고 의심스러운 활동을 경고하는 방법도 제시한다.

법안을 발의한 조시 하울리(공화) 상원의원은 보도 자료를 통해 “이 법안은 국토안보부가 학생 및 학사 비자에 대한 조사를 집중함으로써 스파이 활동을 막고, 안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제정 목적을 밝혔다.

하울리 의원은 특히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학생 스파이들이 국가 안보에 중요한 미국의 기술을 훔치는 데 대해 정보 당국자들이 경고해왔다고 강조했다.

하원 대표로 발의한 마크 워커(공화) 의원도 “미국은 중국 등의 국가가 우리 학술 기관으로부터 민감하고 가치 있는 정보와 기술을 훔치는 행위를 너무 오랫동안 눈감아 왔다”며 “우리는 미국의 지적 재산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법안 제출에 동의했다.

학생 간첩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연방 사건에서 발생한 경제 스파이 혐의의 80% 이상이 중국에서 기인했다. 법무부는 2018년 중국 스파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특별 계획(China Initiative)을 착수했다.

미 연방수사국(FBI) 크리스토퍼 웨이 국장은 2018년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미국의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중국 학생들이 모든 분야, 모든 도시에서 정보 수집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웨이 국장은 학계의 순진한 대처가 더 큰 문제를 야기시킨다면서 ‘중국의 전 사회적 위협’에 맞서 미국은 ‘전 사회적 대응’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부가 중국 정부를 위해 영업비밀이나 첩보를 훔치다 적발된 중국 유학생들을 기소한 사례가 여러 건 있다.

2018년 9월 중국 최고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의 중국 요원으로 활동했던 중국인 유학생 지차오췬이 체포됐다.

검찰에 따르면 시카고의 일리노이 공과대학에서 전기 공학을 공부하러 F1비자(학생비자)로 미국에 온 지차오췬이 중국 정부를 위해 공학자들과 과학자들을 모집하려고 했다. 지차오췬이 대만이나 중국에서 귀화한 미국 국적자 최소 8명의 정보를 수집해 중국 고위 정보관계자에게 넘긴 사실이 2015년 압수수색으로 드러났다.

2006년 듀크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류 루오펑은 2006년 여마이크로웨이브로부터 물체를 숨길 수 있는 ‘보이지 않는 망토’의 원형을 개발한 본교 연구소에서 일했다.

이후 류 루오펑은 중국에 연구소를 설립하고 이 기술을 보유한 홍콩 상장회사를 설립했다. FBI는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결국 기소하지 못했다.

국제교육연구원의 최근 추산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중국 학생은 약 36만 명이다. 비록 학계 스파이 활동이 소수 학생에 해당되지만, 그 피해는 심각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미국의 전직 고위 정보 관리이자 <중국 정보 작전>의 저자인 니콜라스 에프티미에이즈는 최근 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문제는 그들이 도용하는 기술이 너무나 파괴적이고, 중국에 경제 부양과 군사력 증강을 제공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7월 하울리 의원은 “공자학당이 미국과의 경쟁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확산시키고 소프트 파워를 발휘하는 도구”라고 규정하며, 미국 중서부의 미주리 대학과 웹스터 대학에 중국 국영 공자학당 제휴를 재고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샌디에이고 주립대, 미네소타대, 인디애나대, 오리건대, 하와이대 등 미국 대학이 올해 공자학당 프로그램을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