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 MS와 손잡고 ‘틱톡 인수전’ 합류

이은주
2020년 08월 28일 오전 10:22 업데이트: 2020년 08월 28일 오전 10:23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추진 중인 중국 동영상 앱 틱톡(TikTok) 인수전에 합류했다.

27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월마트는 성명에서 “월마트와 MS의 파트너십이 틱톡 사용자들과 규제 당국의 안보 우려를 해소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결정은 틱톡의 최고경영자(CEO)가 사임을 발표한 지 몇 시간 만에 나온 것이다.

월마트는 틱톡 인수전에 대한 자신감을 보인다. 월마트는 성명에서 전자상거래와 광고를 통합한 틱톡의 역량을 높이 평가하며 “이번 파트너십이 미국의 통합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가상 및 실제 매장을 통해 소비자들의 접근을 용이하게 만들고 온라인 시장과 광고 사업을 성장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를 내비쳤다. 이같은 발표 이후 월마트의 주가는 6% 뛰어올랐다.

국가안보 우려로 인해 미국 사업 퇴출 위기에 놓인 틱톡은 MS, 오라클 등과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월트 디즈니에서 최고 스트리밍 경영자였던 케빈 메이어 틱톡 CEO는 지난 27일 사임을 발표했다. 지난 6월 초 취임 이후 3개월 만이다.

틱톡의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 창업자인 장이밍(張一鳴) CEO는 로이터 통신에 보낸 서한에서 “회사가 전 세계적으로 직면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장이밍은 메이어 CEO에 대해 “가장 어려운 순간에 합류했다”면서 “우리 회사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곳에서는 리더 자리에 오르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의 합류는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메이어의 사퇴를 두고 일각에선 미국의 퇴출 압박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미 행정부는 틱톡이 수집한 미국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중국 공산당(중공) 정부에 의해 사용될 수 있다며 보안 우려를 줄곧 지적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틱톡이 개인정보를 중공 정부에 넘긴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 14일 바이트댄스에 미국 내 틱톡 자산을 90일 이내 처분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앞서 6일에는 미국기업들에 틱톡과 모기업 바이트댄스와의 거래를 45일 이내에 금지하도록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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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앱 마켓인 앱스토어에 출시된 틱톡 | Drew Angerer/Getty Images

이에 틱톡은 지난 24일 미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에 거래금지 명령이 위헌이라는 맞소송을 제기했다.

틱톡은 다른 국가에서도 사업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6월 인도 정부는 중국과 국경 충돌 이후 틱톡을 포함한 중국 앱 59개의 사용을 금지했다.

같은 달 메이어는 인도 정부에 긴급히 서한을 보내 “중공 정부가 인도 내 틱톡 사용자들의 정보를 요청한 적이 없으며, 이를 넘겨주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틱톡은 지난 2017년 바이트댄스가 앱을 출시한 이후 프랑스, 한국, 인도네시아, 러시아, 브라질 등 전 세계적인 열풍을 몰았다. 지난 4월 기준 전 세계 앱 다운로드 건수는 20억에 달했다. 하지만 보안 논란이 불거지면서 해외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문제에 정통한 관계자는 “메이어는 자신이 맡았던 국제적 역할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게 돼 틱톡을 떠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메이어 후임은 틱톡 미국 법인의 바네사 파파스 총경리가 임시로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어는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최근 몇 주 동안 정치 환경이 급변하면서 어떤 구조적 변화가 필요할지, 내가 맡은 국제적 역할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민해왔다”고 밝혔다.

중국 베이징 소재 마브리지컨설팅의 마크 낫킨 이사는 “메이어의 사퇴가 현재 회사의 사기를 북돋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틱톡이 미국 내 사업 매각을 결정했던지 법정에서 이를 파기하기로 했던지 마이어의 역할은 그가 합류할 때 생각했던 것과 같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