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키나와-필리핀 잇는 대중국 미사일망 구축 검토

한동훈
2021년 03월 5일 오후 2:55 업데이트: 2021년 03월 5일 오후 3:00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오키나와-필리핀을 잇는 대중국 미사일망을 구축하기 위해 올해 말부터 6년간 약 30조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미군 인도·태평양 군은 이 지역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중공군)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요청서를 이달 초 의회에 제출했다.

구체적으로는 2022 회계연도(2021년 10월~2022년 9월)부터 6년간 273억 달러(약 30조9천억원)을 들여 주일미군 기지가 있는 오키나와에서 필리핀을 연결하는 제1열도선에 중국을 겨냥한 미사일 망을 구축하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최근 중국 공산당(중공)의 무력시위가 고조되고 있는 대만을 보호하고, 남중국해에서의 군사행동을 억누른다는 취지다. 지역의 동맹국들과 협력하는 방안도 담겼다.

미군이 의회에 제출한 요청서에는 오키나와-필리핀 간 제1 열도선에 지상배치형 미사일로 중국 포위망을 구축해, 중국이 선제공격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판단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핵탄두를 탑재하지 않은 재래식 무기임을 명시했다.

미군은 이 지역에 지대함 미사일을 이동식 무인 차량에 실어, 유사시 중국의 공격을 피하면서 중국 함선을 공격하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또한 해당 지역의 여러 섬에 미사일망을 분산시켜, 중국이 선제공격에도 전력이 단기간에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이번 전략 구상은 해군과 공군을 중심으로 한 중국 포위망에서 지대함 미사일을 포함시켜 중국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중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제1열도선은 중공의 군사전략 개념의 전선으로, 미국의 공격을 가정한 방위선이다. 이 밖에 중공은 오키나와보다 훨씬 도쿄에 가까운 오가사와라 제도에서 괌을 잇는 제2열도선도 설정해놓고 미군의 접근을 막는다는 전략도 세워놓고 있다.

미군이 미사일 배치 움직임에 대해, 중공은 주변국에 대한 외교적 경제적 압력을 통해 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