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 1990년 이후 첫 감소세

아이번 펜초코프
2019년 07월 20일 오후 2:46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후 12:05

미국에서 근 30년 만에 처음으로 약물복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발표에 따르면, 2018년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는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다. 처방된 오피오이드 과다복용 사망률의 감소에 기인한다. 미국 보건당국은 “고무적인 신호이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며 낙관적이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불법 마약의 주된 유입경로인 멕시코 접경 17개 주에서는 약물 과다 사망자가 급증해 대조적인 결과를 보였다. -편집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이달 17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약물중독 사망자 수가 약 3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미정부는 2018년 약물중독 사망자 수가 6만8557명으로 2017년 7만224명보다 줄어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과다투여 사망률 감소에 기인한 것이다.

반면, 펜타닐과 코카인 중독 사망자는 계속 급증하고 있다.

알렉스 아자르 보건복지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최근의 약물중독 사망에 대한 잠정 데이터는 미국의 오피오이드 남용과 중독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이 효과가 있음을 시사한다”며 “우리는 생명을 구하고 있고 이 위기와의 싸움에서 이기기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아자르 장관은 “약물중독 사망률의 감소 추세는 고무적인 신호이지만, 이것이 약물중독의 급속한 확산에 대한 승리를 선언한 것은 아니다“며 “이 위기는 20년 이상 증가추세였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연중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한 곳은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아이오와, 메인, 알래스카, 사우스다코타주였다. 멕시코와 인접한 미 남서부 국경의 모든 주를 포함해 17개 주에서는 과다 복용 사망자가 오히려 증가했다. 멕시코와 인접한 주들은 대부분의 불법 마약이 미국으로 유입되는 곳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피오이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 재정을 투입할 것을 약속했다. 그의 행정부는 전국 중독 치료 센터에 33억 달러의 오피오이드 위기 보조금을 제공하는 초당적인 법안을 주도했다.

지난 18일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집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약물중독 사망자 감소에 대해 언급했다. 이 주의 약물중독 사망자는 2017년 2509명에서 2018년에는 2300명으로 감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오피오이드 확산과 싸우기 위해 역사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치가 처음으로 감소했지만 노스캐롤라이나에 이것은 아직 끝나지 않은 심각한 문제”라면서도 “약물중독 수치가 로켓처럼 치솟고 있었기 때문에 작년의 8% 감소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오피오이드와 헤로인 과다투여로 인한 사망자는 감소했지만, 펜타닐과 코카인으로 인한 사망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CDC는 펜타닐을 헤로인보다 50배, 모르핀보다 100배 더 강력한 합성 진통제라고 설명했다.

CDC는 올해 말 보다 완전한 데이터를 보고할 예정이다.

한편, 미국의 약물중독 오남용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을 죽게 했고, 그 수치는 치솟고 있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사망자는 매년 5000명 이상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약물 오남용 확산의 주된 원인으로 1995년 마약성 진통제인 옥시콘틴(Oxycontin) 사건을 지적한다. (당시 옥시콘틴의 제조사인 퍼듀 파마(Purdue Pharma)는 로비를 통해 오피오이드 진통제의 중독 위험성이 낮다고 설득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다른 진통제보다 더 안전하고 더 효과적일 것을 기대했으나 옥시콘틴을 처방받은 환자들은 약물에 중독되고 이것을 남용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점차 많은 사람이 헤로인이나 펜타닐과 같은 값싼 길거리 약으로 눈을 돌렸다. 2015년, 헤로인은 처방 진통제나 다른 마약류보다 더 많은 사망자를 발생시키기 시작했다. 2016년 펜타닐과 펜타닐류 마약은 가장 거대한 약물 살인자가 됐다. CDC 예비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펜타닐과 펜타닐류 마약류에 의한 약물중독 사망은 전체의 약 46%를 차지했다.

이 기사는 작성에 AP통신 보도내용을 참조했음을 밝혀 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