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칸소, 정부기관 ‘비판적 인종이론 교육 금지법’ 시행

이은주
2021년 05월 5일 오전 9:58 업데이트: 2021년 07월 8일 오후 1:25

미국 아칸소주가 정부기관이 직원들에게 ‘비판적 인종이론’에 대한 개념을 교육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시행한다. 

공화당 소속 아사 허친슨 아칸소 주지사는 3일(현지시간) 서명 없이 비판적 인종이론 교육 금지법(SB627)을 승인했다. 

법안은 정부기관이 소속 직원과 계약자 등에게 인종 및 문화적 민감성 훈련을 통해 분열적인 개념을 교육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이 근본적으로 인종차별적이거나 성차별적이라고 교육하거나 특정 인종 또는 성별이 다른 인종이나 성별보다 본질적으로 우월하다고 교육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미국 사회 전반에 비판적 인종이론을 도입·확대하려는 기조에 맞서 나온 대응 조치다. 

비판적 인종이론은 미국이 ‘억압자(백인)’와 ‘피억압자(비백인)’ 사이 투쟁의 결과로 건국됐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역사를 재정의한다. 이는 마르크스주의가 인류의 역사를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 간 계급투쟁으로 축소한 것과 유사하다. 

미국의 학계, 연예계, 정부기관, 학교 그리고 기업에까지 확산된 이 이론은 지난해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으로 큰 주목을 받게 됐다. 

법안은 공립학교와 대학, 법 집행 훈련, 지방 정부기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법에 저촉되지 않는 한 기관이 인종·문화·민족 다양성 또는 포괄성을 촉진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허친슨 주지사는 성명에서 “법안은 존재하는 어떤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며 서류 작업과 인력 요구사항이 불필요하다”라며 법안을 서명 없이 승인한 데 대한 이유를 밝혔다. 

주지사실은 에포크타임스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한 주들은 교내 인종이론 도입을 막기 위한 입법 조치를 취하고 있다. 

오클라호마주 하원은 지난주 공립학교에서 인종이론 교육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현재 케빈 스팃 주지사의 서명만 남겨둔 상태다. 

테네시주 하원 위원회도 이와 유사한 법안을 가결해 하원 본회의 표결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백악관에 입성한 뒤 전임 행정부가 내린 비판적 인종이론 관련 정책 결정을 철회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연방 정부기관과 공무원을 비롯해 정부와 사업 계약을 맺거나 보조금을 지원받는 개인, 단체에 비판적 인종이론 교육 및 보급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서 이 이론을 구성하는 개념들이 “비미국적”이고 “분열적”이라고 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모두의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포괄적 접근법을 추구해야 한다”며 인종이론을 도입하는 행정 조치를 발표했다. 

일례로 미 교육부는 530만 달러 규모의 ‘미국 역사와 시민 교육’ 프로젝트를 제안, 우선순위 목록에 비판적 인종이론가인 이브람 켄디의 교육과 뉴욕타임스의 대체 역사 프로젝트인 ‘1619 프로젝트’를 포함했다. 

교육부는 “제안된 우선순위는 문화적, 언어적으로 반응하는 학습 환경을 포함한 프로젝트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지난 27일 공화당 하원의원인 제프 던컨과 더그 램본은 미구엘 카르도나 교육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프로젝트의 우선순위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 의원은 서한에서 “학생들은 미국 시스템의 위대함과 독특성, 그리고 국가로서 극복해온 도전들에 대해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619 프로젝트나 켄디의 ‘반인종차별주의자가 되는 법’과 같은 거짓 주장을 취약한 어린 학생들에게 교육하는 것은 “역효과를 내며 심지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