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경윤리학 전문가 “틱톡은 中 공산당 인지전의 일부”

린옌(林燕)
2023년 03월 30일 오후 3:23 업데이트: 2023년 03월 30일 오후 3:23

미국 신경윤리학자 니타 파라하니(Nita Farahany) 듀크대 법학과 교수가 틱톡을 금지하는 문제는 베이징이 인간의 사고를 전쟁터로 삼는 인지전(認知戰) 전략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신경윤리학은 뇌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지식을 기반으로 뇌과학, 심리학, 철학, 법학 등 여러 분야의 관점을 통합해 윤리적 문제를 검토하는 분야다.

피라하니 교수는 영국 가디언지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 군사보고서는 전쟁이 몸을 파괴하는 것에서 적의 사상을 마비시키고 통제하는 데로 바뀌고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은 틱톡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방대한 사용자 그룹의 신념과 선호도를 형상화하는 동시에 데이터를 수집하고 사용자의 심리 파일을 만들어 인지가 행위에 영향을 미치도록 할 수 있다.

파라하니 교수는 “나는 실제로 그것을 목격했다”고 했다.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베이징에 있다. 틱톡이 개인정보와 정부 기밀을 훔친다는 우려가 증가함에 따라 점점 더 많은 북미·유럽 및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국가들이 정부 단말기에서 틱톡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파라하니 교수는 “틱톡의 인플루언서들이 내가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한 연설 내용을 왜곡하고 짜깁기해서 틱톡 플렛폼을 통해 퍼뜨린 결과, 수백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면서 “하지만 내가 잘못된 정보와 싸우기 위해 틱톡에 올린 영상은 아주 적은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했다.

中 공산당, 해외 사용자의 생체인식 데이터 수집

파라하니 교수는 “틱톡이 필터와 게임을 통해 사용자들의 얼굴인식 데이터를 수집한다”며 중국 공산당이 각종 기술을 통해 미국인의 민감한 생체인식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녀는 중국의 항저우 엔터테크(Entertech)가 생산한 ‘바이오센싱 뇌전도(EEG) 헤드밴드-명상호흡뇌파수면 측정기(Entertech Flowtime)’를 예로 들었다. 이 회사는 EEG 센서가 장착된 헬멧 수만 개를 중국 국가전망공사(國家電網公司)에 판매해 작업 중인 근로자들의 피로도를 비롯한 뇌파 활동을 실시간으로 측정했다. 문제는 현재 많은 미국인이 이 장치를 명상, 게임 등에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엔터테크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원시 EEG 데이터 기록과 함께 이들의 개인정보와 장비·응용프로그램 사용 데이터 등을 축적했다.

파라하니 교수는 중국 공산당이 틱톡 같은 플랫폼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 공산당이 미국 시민의 개인정보와 생체인식 데이터를 대량으로 수집해 인간의 의식을 직접 공격하거나 파괴하는 무기를 개발하는 것도 인지전의 범주에 든다고 했다.

그녀는 또, 외국 기업이 미국인의 정보를 수집하지 못하도록 예방하기 위해 서구 국가들은 개인·국가 안보 위험을 대중에게 알리고, 디지털 플랫폼과 신경기술(Neurotechnology) 장치의 위험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사진은 2022년 12월 미국 캘리포니아의 틱톡 오피스 빌딩. | Mario Tama/Getty Images

중공 군부가 인지전 분야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정보가 속속 나오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공중·지상·해상·우주·사이버 등 5개 분야로 구분하는 기존의 전쟁 개념에 ‘인간 영역’에 대응하는 인지전을 포함하면서 ‘제6의 작전 영역’이라고 명명했다. 인지전은 ‘뇌과학의 무기화’를 통해 인간 두뇌를 조종하고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이다.

미국의 비영리 연구기관인 랜드연구소(RAND Corporation)의 중국 전문가 네이슨 보첨프-무스타파가(Nathan Beauchamp-Mustafaga) 연구원은 중공 군부는 적의 인지적 사고 및 의사결정 능력을 형상화하고 심지어 통제하기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허위 선전 운동을 전개하고 두뇌를 겨냥한 무기를 개발하는 등 ‘뇌 전쟁’이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고 했다.

미국 정부는 예방 조치로 뇌 통제 등 위험한 활동, 즉 생명공학 기술을 군사용과 인권 유린에 사용하는 활동에 관여한 중국 연구기관과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파라하니는 인지전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이 ‘뇌 통제 무기’ 개발이라고 했다.

중국 국가자연과학기금이 지원하는 과학자들은 중공 당국에 각종 무기가 뇌조직에 미치는 파괴작용을 연구하고 뇌파 교란 및 저주파 무기를 개발할 수 있도록 군사뇌과학(MBS)에 투자할 것을 촉구했다. 그들은 “뇌는 ‘인체의 총사령부’이며, 이 총사령부를 정밀 타격하는 무기는 곧 전쟁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파라하니 교수는 ‘당신의 뇌를 위한 전쟁(The Battle for Your Brain)’을 출간했다. 그녀는 인간의 뇌 데이터는 매우 민감해서 개인의 신분, 감정과 느낌, 의도, 기억, 심지어 이데올로기와 관련된 특징을 해독하고 추론하는 데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윤리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뇌 연구와 응용은 개인의 이익과 사회적 이익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어야 하며, 뇌 연구가 민중의 사상의 자유 영역을 침범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녀가 책에서 피력한 구체적인 주장은 다음과 같다.

“인지전에 대응하려면 틱톡 같은 앱을 금지하는 것을 넘어 다각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우리는 개인의 글로벌 권리와 규범을 보장하고 인지적 자유를 보장하는 조치를 신속히 취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사상을 보호하기 위한 전쟁은 권리, 정책, 기술, 교육, 국제협력을 결합한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전략을 요구한다. 정부, 민간 부문 및 시민 간의 열린 대화와 투명성을 장려해 신뢰를 구축하고 인간 두뇌 전쟁에 대한 집단적 이해를 촉진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행동을 취함으로써 우리는 강력한 방어체계를 구축해 우리의 인지적 자유와, 국가의 완전하고 중단 없는 발전을 위협하는 공격을 방어하고 후손들이 자유롭게 사고할 권리의 기반을 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