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출통제’에 中 ZTE 등 ‘충격’… 기계‧부품 부족으로 생산 차질

린옌(林燕)
2019년 04월 27일 오후 12:38 업데이트: 2019년 11월 5일 오후 12:31

통신업계의 거물인 중국 ZTE에서부터 푸젠진화(福建晉華·JHICC)반도체, 그리고 LED 칩 제조업체 삼안광전(三安光電)에 이르기까지, 중국을 겨냥한 미국 국무부의 3종 수출통제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미국 국무부 산업안보국은 수출통제를 책임지고 있는 기관이다. 산업안보국의 ‘거절 명령(Denial Order)’ 수출통제로 ZTE는 공급재 부족으로 수개월간 생산을 중지했으며, ‘실체 리스트(Entity List)’로 인해 푸젠진화반도체는 정식 가동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운영이 정지됐다. 또한 이번에 37개 기업 및 기관이 ‘미확인 리스트(Unverified List, UVL)’에 등록됐다.

중국이 미국의 칩 제조업계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현실하에서, 중국 과학기술 관련 기업들은 미국의 거절 명령, 실체 리스트, 그리고 미확인 리스트에 거센 충격을 받고 있다.

ZTE에 ‘거절 명령’ 실행

미국 국무부는 2018년 4월 16일 화해협정에 의거해 중국 ZTE 통신에 ‘거절 명령’을 실행해 ZTE에 대한 첨단기술 수출통제를 시작했다.

거절 명령은 미 국무부의 수출 금지령 중에서 가장 엄격한 형태를 띤다. 거절 명령 집행 대상이 된 기업에는 어떤 미국 기업도 부품 또는 기계와 관련해 수출, 재수출 또는 오프쇼링(기업이 일부 업무를 인건비가 싼 해외로 이전)을 진행할 수 없다.

물론 이런 지경에까지 놓이게 된 것은 다 ZTE의 거짓말 하나하나가 쌓인 결과다. 일찍이 2016년 3월, ZTE는 처음으로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의 ‘실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이 ZTE에 부품 및 기계를 판매, 재수출, 오프쇼링하려면 반드시 사전에 상무부 산업안보국에 특별 수출 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이후 ZTE는 미 상무부에 신청서를 제출하고 약속을 했고, 미중 양국 정부의 협상이 있고 난 뒤 미 국무부는 같은 달 ZTE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를 잠정적으로 해제했다.

하지만 그 후 ZTE가 수차례 회사 내부 조사 및 정비와 관련해 미국 정부에 거짓말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이러한 사실이 발각된 이후에도 미국 정부의 거절 명령 시행을 연기시키려고만 할 뿐, 개선의 의지를 보이지 않은 채 기만행위를 지속했다. ZTE의 ‘사기’ 행위에 격노한 미국은 과감히 거절 명령을 발동했고, 곧바로 ZTE는 재료 및 기술이 단절되는 상황에 빠지게 됐다.

왜 미국의 수출 통제 금지령의 영향력은 이렇게 클까? 미국의 유명 반도체 설계 공급사들을 통해 이를 이해할 수 있다.

ZTE, 진화, 산안광전 3사 모두 미국의 3대 칩 설비 제조사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pplied Materials), 램리서치(Lam Research), 그리고 KLA-텐코(KLA-Tencor)에 의존하고 있다. 일부 중국 과학기술 기업에서는 40%가 넘는 자본이 미국산 설비를 구매하는 데 쓰인다고 할 정도다.

홍콩의 시노링크의 반도체 분석 전문가 앤드류 루 또한 ZTE와 같은 과학기술 회사에서도 30%에 달하는 모듈은 대체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미국 정부가 중국 과학기술 회사 한 곳에라도 거절 명령을 시행하게 되면, 어떤 회사도 미국의 수출통제를 비껴갈 수 없게 된다. 즉, 거절 명령은 미국의 실패할 수 없는 ‘비장의 무기’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