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위 청문회 “中, 공급망 무기화로 위협…현 정책 평가·조정해야”

정향매
2023년 03월 11일 오후 3:24 업데이트: 2023년 03월 11일 오후 6:07

에이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장이 지난 3월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연례위협평가’ 보고서를 공개했다(보고서). 해당 보고서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가안보국(NSA), 연방수사국(FBI)을 비롯한 18개 미국 정보기관의 의견을 반영한 보고서다. 

보고서는 “반도체, 중요 광물, 배터리, 태양광 전지판(패널), 의약품을 포함한 다양한 기술 분야에서 중국은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이다. 중국 당국이 정치·경제 이익을 위해 이러한 지배력을 능숙하게 이용하면 미국과 서방 국가들의 생산·소비 부문에 상당한 위험을 가져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국가정보장이 지난 3월 8일(현지시간) 공개한 ‘2023 연례위협평가’ 보고서의 표지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는 앞서 지난 2020년 4월 ‘위기 시 외국의 위협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의 공급망에 대한 다른 국가들의 의존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바 있다.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은 2024년까지 반도체 공장 수십 개를 건설할 계획을 추진하며 세계 반도체 공장 건설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 2019년 기준 중국산 반도체는 세계 총생산량의 11%에 불과했으나 2025년에는 18%에 이를 전망이다. 

서방 국가들의 수출 규제 때문에 중국은 지금 성능이 낮은 범용 칩(반도체)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은 향후 이 분야의 최강국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일부 국가는 중국에 더 의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은 희토류를 포함한 여러 중요 광물의 채굴·가공 분야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에 보고서는 “중국은 이러한 시장에 대한 통제를 정치·무역 분쟁의 무기로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또 “중국은 현재 세계 원료의약품(API·의약품 생산 핵심 원료)의 40%를 생산하고 있다. 중국의 태양광 전지판 세계 시장 점유율은 80% 이상이며 몇 년 뒤에는 95%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25년까지 중국은 리튬이온 배터리 부품 공급망을 장악할 것이며 중국계 기업들은 세계 배터리 시장의 65%를 점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3 연임에 성공한시진핑은 ‘대만 통일(점령)’ 계획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대만은 최첨단 반도체 생산을 재배하고 있다. 베이징이 대만 점령에 성공하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은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소속 마크 워너 상원의원과 공화당 소속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이날 청문회에 출석한 에이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장의 증언을 듣고 있다. | Kevin Dietsch/Getty Images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민주당 소속 마크 워너 상원의원은 이와 관련해 “국가 안보의 본질이 송두리째 바뀌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누가 가장 많은 탱크, 비행기, 미사일을 가졌는지에만 집중하면 안 된다. 기술, 자금, 전략적 투자의 흐름, 공급망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소속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미국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다른 국가가 아니다. 사회·기술·경제·지정학적 분야에서 모두 파괴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이 시기에 우리가 국내·외교 정책을 정확하게 평가·조정하는 능력과 의지가 있는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