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정보위, 페이스북 이용자 데이터 중국 유출 의혹 추궁

라이언 모건(Ryan Morgan)
2023년 02월 9일 오전 10:23 업데이트: 2023년 02월 9일 오전 11:57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가 페이스북 모기업인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에게 서한을 보내고 최근 수년간 페이스북이 중국 내 개발자들과 공유한 주요 데이터에 관한 답변을 요구했다. 미 상원 정보위 위원장과 부위원장은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으로, 이번 요구는 초당적인 입장인 셈이다.

지난 6일(현지 시간) 마크 워너 미 상원 정보위 위원장(민주당)과 마르코 루비오 부위원장(공화당)은 이 같은 서한을 보내면서 중국과 같은 ‘고위험 국가’ 국적의 개발자 수십만 명이 민감한 사용자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을 페이스북이 이미 알고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상원 정보위 위원들은 과거 공개된 보고서와 메타 관련 문서들을 근거로 제시했다. 일례로 2018년 뉴욕타임스는 페이스북이 화웨이, TCL 등 중국에 기반을 둔 기업들에게 주요 API(컴퓨터와 컴퓨터 간 데이터를 실시간 연결하는 표준 접속방식)에 대한 특권 관리자 액세스를 제공했다는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이렇듯 제3의 기관과 부적절하게 데이터를 공유했다는 의혹을 받는 메타는 현재 소송을 진행 중이다. 메타 관련 법원 자료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중국에 8만6961명, 러시아 4만2078명 등 소위 ‘고위험 국가’에 24만4000명 이상의 개발자를 두고 있다. 페이스북 측은 북한, 이란, 시리아를 포함한 다른 고위험 국가의 개발자들과도 협력했다고 밝혔다.

워너 위원장과 루비오 부위원장은 “페이스북은 중국에서 접속 자체가 불가능하다. 페이스북은 중국에서 운영된 적이 아예 없다. 이를 생각하면 많은 중국 개발자가 페이스북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놀라운가”라고 꼬집었다.

상원의원들은 메타에 중국 및 러시아 개발자들과 데이터를 공유하는 과정에서의 보안 검토 과정을 상세히 설명할 것과 이들 개발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정보의 유형 등에 대한 기록을 제공할 것을 요구한 상태다. 이와 함께 고위험 국가로 확인된 각 국가별 개발자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데이터를 공유한 미국 페이스북 이용자 수 추정치를 공개할 것도 요청했다.

상원의원들은 아울러 타겟팅(표적) 활동, 악성 광고, 허위 행각 또는 다른 해외 정부의 악의적인 행동을 조작하는 데 개발자가 접근했다는 징후를 메타가 확인한 바 있는지도 질문했다.

이에 메타는 답변서에서 페이스북이 고위험 국가의 개발자들과 데이터를 공유한 데 대한 자료들을 두고 “(지금이 아니라) 과거의 흔적”이라고 표현하며 “페이스북은 이미 수년 전에 주요 데이터에 대한 개발자의 접근을 차단하는 등 플랫폼에 실질적인 변화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에포크타임스 자매매체인 NTD 뉴스는 메타에 해당 사안에 대한 개별 논평을 요청했으나 메타 측은 응답하지 않았다.

페이스북 사생활 침해 소송

지난 4년 동안 여러 건의 소송이 페이스북을 상대로 제기돼 왔다. 사생활 침해가 이유로, 이른바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태’다.

2018년 정치 컨설팅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페이스북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심리검사 퀴즈 애플리케이션에서 데이터를 수집, 유럽 브렉시트 투표와 미국 대선에 페이스북 이용자 8700만 명의 데이터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 사건이 알려진 뒤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파산했으며 페이스북을 상대로 한 소송들이 줄을 이었다. 원고들은 “페이스북의 관행이 개인 정보를 침해하고 있으며, 그렇게 유출된 데이터들이 다크웹이나 외국인에게 제공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송이 제기된 지 4년 만인 지난해 12월 메타는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태에 따른 집단 소송에 대해 7억2500만 달러, 한화 약 9196억원을 지불하고 사건을 해결하는 데 합의했다. 합의서에서 메타는 “기업의 잘못이 아니라 이용자들이 관행에 동의했으며 이용자들은 실질적인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