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험사, ‘5세 이상 아동 성전환 교육’ 지원사업 철회

한동훈
2022년 05월 28일 오전 11:39 업데이트: 2022년 05월 28일 오전 11:39

5세 이상 아동 ‘트렌스젠더 되기’ 책 기증 사업 논란
LGBTQ+ 이념 선전단체 ‘젠더쿨’과 전국 보급 추진
내부고발로 폭로되자 철회…단체와 제휴계약도 종료

미국 대형보험사 ‘스테이트 팜'(State Farm)이 아동을 대상으로 ‘LGBTQ+’ 이념 선전 도서를 배포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내부고발자의 폭로로 논란이 인 데 따른 결정이다.

이 보험사와 손잡고 아동에게 트렌스젠더 이념을 선전해오던 시민단체 ‘젠더쿨 프로젝트'(GenderCool Project)에도 불똥이 튀었다. 제휴 관계를 맺었던 기업과 정부기관들이 줄줄이 제휴 취소에 나선 것이다.

스테이트 팜은 27일(현지시각) 젠더쿨과의 제휴관계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최근 젠더쿨과의 제휴관계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보험상품 가입 고객들의 항의성 문의 전화가 빗발친 것에 따른 조치다.

지난 24일 소비자단체 ‘컨슈머 리서치’는 스테이트 팜 내부고발자로부터 입수한 문건을 공개했다.

이 문건은 지난 1월 스테이트팜이 직원들에게 발송한 이메일 공문이다. 젠더쿨과 손잡고 “LGBTQ+ 서적을 보급하겠다”며 5세 이상 어린이 전용 3권짜리 도서세트를 공립학교와 도서관에 기부하는 사업을 안내하고, 직원들의 참여를 권장했다.

컨슈머 리서치에 따르면, 이 도서세트 중 1권은 제목이 <트렌스젠더가 되기 위한 키즈북>이었다. 5세 이상 독자를 대상으로 ‘트렌스젠더 키즈’에 대한 선입견, 우려를 떨쳐버리도록 지도한다.

이 책에는 한 어린 소년이 트렌스젠더라는 단어를 처음 들은 뒤, 자신을 소녀라고 느낀 게 자기 혼자만은 아니라며 자신을 납득시키는 장면이 실려 있다. 아동들이 성 정체성에 관한 어렴풋한 감각을 느꼈을 때 ‘그게 맞다’고 공감하라는 식이다.

문건에서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트렌스젠더 되기’, ‘이분법적 젠더 탈피’를 미국 전역에서 공론화하기 위한 것으로 “우리 주변 세상을 더 낫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환상적이면서도 손쉬운 방법”이라고 추천했다.

컨슈머 리서치는 이 책이 아동의 성전환이나 동성애를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 사무총장 윌 휠드는 트위터에 “이 책들 중 하나는 아이들이 온라인에서 트랜스젠더 이념에 대해 배울 방법과 자기 부모에게 커밍아웃하는 방법을 단계별로 자세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휠드는 또한 “이 책은 5세 아동들에게 자신의 성 정체성에 의문을 품도록 만들며, (성별을 나타내는) 대명사 사용을 다시 생각해보라고 가르친다”고 말했다.

스테이트 팜은 이 같은 사실이 폭로된 직후에는 계획 변경은 없다는 입장이었다.

회사 측은 미국 매체 워싱턴 이그재미너에 보낸 성명에서 “우리는 다양성과 포용성을 받아들인다. 그것이 옳은 일이기 때문”이라며 “열린 대화를 지원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스테이트 팜은 곧 도서 기증 지원사업을 중단했으며, 젠더쿨과의 제휴관계도 종료한다고 발표하며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사건으로 젠더쿨이 벌이는 사업과 제휴기업들에도 대중의 관심이 집중됐다.

젠더쿨은 자체 웹사이트에서 자신을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청소년 주도 운동”이라고 설명한다. 청소년에게 트렌스젠더 청소년과의 만남을 통해 긍정적인 경험을 갖도록 지원하고 있다고도 소개한다.

웹사이트에는 또한 젠더쿨의 제휴사와 후원사로 스테이트 팜 외에도 어도비, 델, 오라클, 인텔, HP, 바이엘, 나이키, 뱅크오브아메리카, 캐피털원, 인디드, NBC 유니버설 등 유명 기업과 정부 기관 등 22곳을 나열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매체 저스트 더 뉴스에 따르면 스테이트 팜이 제휴 중단을 발표한 당일 9곳이 사라졌다. 어도비, 오라클, 뱅크오브아메리카, 캐피털원, 인디드, NBC 유니버설, 제너럴 밀스, 스프루트소셜, 미국 농무부 등이다.

젠더쿨 측은 이에 대해 “웹사이트를 4년 만에 업데이트했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제휴관계가 종료된 곳은 스테이트 팜 한 곳뿐”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페이지에서 삭제된 기업 한 곳은 “스테이트 팜 이슈 전 다른 일로 제휴 관계를 종료했다”고 확인했다고 저스트 더 뉴스는 전했다.

스테이트 팜이 도서 기증 사업을 철회한 이유에 대해서는 최근 플로리다주가 지정한 ‘부모의 교육권리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3월 론 드산티스 주지사가 서명한 이 법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1~3학년 교실에서 성적 지향, 성적 정체성 등 동성애 교육을 금지한다.

드산티스 주자사는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교사나 학교가 어린 학생들에게 젠더 이념을 주입하는 것은 부모의 교육권을 침해하는 것이며, 동성애 등 문제는 자녀가 더 성장한 후 가족끼리 논의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