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무장관 “엡스타인 사건 철저 조사…공모자들 안심하지 마라”

제프 칼슨
2019년 08월 13일 오후 6:48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후 12:03

윌리엄 바(William Barr) 법무장관은 21일(이하 현지시간) 경찰회의에서 “지난 주말 성매매범이 자살한 것으로 보이는 맨해튼 연방 시설에 심각한 비리가 있었다”고 밝혔다. 엡스타인의 죽음을 오싹했다고 표현한 바 장관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가 계속될 것이며 “어떤 공모자도 안심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바 장관은 “이번 성매매 사건은 법무부와 나에게 개인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건이었다”면서 “특히 용기 있게 나서서 법정에서 피고인과 맞설 기회를 가져야 할 피해자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맨해튼 메트로폴리탄 교도소가 엡스타인의 신변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것을 알고 경악했으며 화가 났다”며 사고가 일어나게 한 이 시설(교도소)의 비리를 알고 있다고 밝히며 이번 사건의 진상을 밝혀 책임 규명을 분명히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또한 그는 “이번 사건은 엡스타인과 공모한 모든 사람에게 불리하게 진행될 것이다”며 “어떤 공모자도 안심해선 안 된다. 희생자들은 정의의 보답을 받을 자격이 있고 그렇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ABC 뉴스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 장관이 엡스타인의 사망 원인에 관한 FBI의 조사에 대해 “3시간마다” 브리핑할 것을 데이비드 보우디치 FBI 차장에게 지시했으며, 주말 내내 수많은 요원이 FBI와 감찰관실(OIG) 수사에 투입됐다고 전했다.

엡스타인의 기소를 담당했던 제프리 버만 맨해튼 연방검사는 “오늘의 사건이 불안을 조성하고 있다. 우리는 앱스타인 측이 방해하려는 음모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많은 피해자들이 법정에 나오지 못하게 하려한다”면서 앞서 나온 용감한 피해 여성들과 아직 용기를 내지 못한 많은 여성을 위해 계속 수사에 전념할 것을 표명했다.

한편, 바 장관의 발언이 있던 날 FBI 요원들은 엡스타인의 리틀 세인트 제임스 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데일리 메일이 입수한 한 구경꾼이 촬영한 동영상에는 십여 명의 요원이 쾌속정에서 내려 골프 카트를 이용해 섬 주변을 이동하는 모습이 있었다.

익명의 동영상 제공자는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점심을 먹고 있었다. 그때 10여 명이 스피드보트에서 내려서 섬에 착륙하는 것을 봤다. 더 자세히 보니, 그 사람들의 셔츠 뒤에 FBI 로고가 보였다. 그 사람들이 엡스타인의 집을 수색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는 것을 우리는 금방 알았다”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엡스타인은 지난 10일 오전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고 엡스타인 검시관이 다음날에 부검을 했으나. 사인에 대해서는 “현재 추가 정보를 기다리고 있다”며 결과는 아무것도 공개되지 않았다

민간 병리학자인 마이클 바덴 박사는 엡스타인 대표들을 대신해 부검을 참관했는데 샘프슨은 이를 ‘일상적 부검’이라고 표현했다.

엡스타인은 지난달 23일 바닥에서 “반쯤 의식 있는 상태로 목에 약간의 멍이 든 채 낙담해 울고 있는” 것이 발견됐다. 당시 CBS 방송은 한 소식통을 인용해 “그의 부상이 자해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예방 조치로 교정시설에서 자살 감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자살소동) 사건 이후 엠스타인은 자살 감시를 당했는데, 그의 변호사들의 요청으로 7월 말 자살 감시에서 제외됐다.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의하면 엡스타인을 자살 감시에서 제외하기로 했을 때, 교도소는 앱스타인은 감방 동료와 있을 것이며, 간수가 30분 간격으로 감방을 살펴볼 것이라고 법무부에 알렸다. 엡스타인의 감방 동료 니콜라스 타르타글리오네는 웨스트체스터 카운티 전직 경찰로 코카인 유통음모 혐의가 있는 남성 4명을 살해한 혐의로 2016년 12월 체포·기소됐다.

이러한 절차들이 엡스타인이 죽은 날 밤에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사망 당시 독방에 혼자 있었고 몇 시간 동안 검문도 받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뉴욕 포스트는 “이번 사건에 대한 감시 비디오는 없다”고 보도했다. 엡스타인이 배정된 감방 구역에 카메라가 있지만 “내부가 아닌 감방 바깥지역에서 돌아가고 있었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 엡스타인이 수감돼 있는 구치소에서 그가 죽을 당시 그 특별죄수를 감시하도록 배정된 교정관 2명이 시간 외 근무를 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엡스타인을 감시하도록 배정받은 사람 중 한 명은 “일반적으로 교정관으로 일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상담자나 선생님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엡스타인의 죽음은 금요일 소송과 관련된 2000페이지가 넘는 문서들을 공개한 뒤에 일어났다. 그 소송은 엡스타인의 고소인 중 한 명인 버지니아 주프레가 엡스타인의 전 여자친구 지슬레인 맥스웰을 상대로 한 것이다.

주프레는 맥스웰의 강요로 하버드대 법대 교수인 앨런 더쇼비츠, 모델업계 이사인 장뤼크 브루넬, 수많은 미국의 저명한 정치인, 영향력 있는 기업 경영진, 외국 대통령, 유명한 총리, 그리고 다른 세계 지도자들을 포함한 많은 권력자들과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했다. 더쇼비츠와 브루넬은 혐의를 부인했다.

주프레의 주장에는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 앤드류 영국 왕세자, 글렌 더블린 헤지펀드 매니저, 조지 미첼 전 상원의원, MIT대 교수를 지낸 인공지능 분야 과학자 고(故) 마빈 민스키 등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기소된 인물은 아무도 없었으며 리차드슨, 앤드루 왕자, 미첼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비행 기록 불완전

 폭스뉴스는 2016년 기사에서 항공편 기록을 검토한 결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엡스타인의 전용기를 최소 26차례 탔다고 보도했다. 이 비행기는 언론에서 ‘롤리타 익스프레스’라고 부른다. 비행기록에 따르면 클린턴은 비밀 경호국 없이 최소 5번 그 비행기를 탔다.

주프레의 법원 문서에 따르면, 비행 기록은 조종사 데이브 로저스 한 사람에 의해서만 유지됐기 때문에 완전치 않다. 문서에 “비행기록은 불완전하다. 엡스타인과 맥스웰이 타는 비행기가 여러 대 있고 조종사와 부조종사가 여럿이 있다. 그러나 단 한 명 데이빗 로저 조종사만 항공 기록을 했다”고 적혀있다.

엡스타인의 자금 조사 중

엡스타인의 금융 거래도 조사 대상인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9년 6월까지 엡스타인 거래처였던 도이체방크는 연방검찰 등 당국에 거래별 자료를 넘겨주고 있다”고 전했다.

엡스타인의 오랜 고객인 렉스 웩스너는 엡스타인 측의 ‘모든 종류의 부정과 절도’를 보여주는 문서를 연방 수사관들에게 제공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L 브랜드로 알려진 패션기업 리미티드 브랜즈(Limited Brands) 설립자 억만장자 웩스너는 2007년 엡스타인이 미성년 성추행한 혐의로 처음 기소된 10여 년 전 엡스타인과 관계를 단절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