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리코파 카운티 “감사 작업에 사용된 전자개표기 교체할 것”

이은주
2021년 06월 30일 오전 10:53 업데이트: 2021년 06월 30일 오전 10:53

2020년 선거 감사 및 재검표 작업이 완료된 미국 애리조나주 마리코파 카운티 당국이 감사 작업에 사용된 모든 전자개표기를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마리코파 카운티 감독위원회(행정부 격)는 28일(현지시간) 민주당 소속 케이티 홉스 애리조나주 국무장관에게 보낸 답변 서한에서 “마리코파 카운티는 앞으로 어떤 선거에서도 소환된 선거 장비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감독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에 위험을 줄 수 있는 장비는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는 감사관들이 기계를 손상했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감독위는 감사 과정에서 도미니언 보팅시스템의 개표기와 투표용지의 보안 및 무결성이 훼손됐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는 홉스 장관이 지난 5월 카운티 측에 보낸 서한에서 주장한 내용과 맥을 같이한다. 

앞서 홉스 장관은 서한에서 “사이버닌자스의 통제하에 있는 동안 기계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모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계의 보안과 무결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에 있는 보안업체 사이버닌자스는 올해 초 공화당이 주도하는 주의회 상원의 의뢰로 또 다른 업체와 함께 이번 감사 작업을 진행했다.  

캐런 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감독위 측 답변서에 대해 “감사에 대한 또 다른 공격”이라면서 투표기계가 감사 업무 기간 동안 “조작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판 대표는 “만약 전문가들이 기계가 조작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할 수 없다면 어떻게 카운티 선거 당국과 국무장관실이 모든 감사가 끝나기 전에 기계가 조작되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계를 인증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주의회 상원이 카운티 측과 감사 작업을 공동 수행하도록 여러 번 요청했지만 투표용지와 개표기 제출을 거부하는 등 감사 업무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선거 감사 추진을 두고 카운티 측과 상원이 수개월간 벌인 법적 공방을 언급한 것이다. 

일부 공화당원도 전자개표기 교체 움직임에 찬성한다는 뜻을 피력했지만 ‘감사 과정에서 투표기가 훼손됐을 수 있다’는 카운티와 홉스 장관의 주장 때문은 아니었다. 

찬성 입장을 밝힌 웬디 로저스 상원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투표기가 쉽게 손상된다”며 “더는 기계를 사용해선 안 된다”고 썼고, 켈리 타운센드 상원의원은 “옛날 방식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사팀은 지난 25일 재검표와 종이 평가 작업이 모두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판 대표는 추후 일정과 관련해 에포크타임스에 “수일 내 회의를 개최하고 앞으로의 계획과 일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감사에 줄곧 반대해온 홉스 장관과, 공화당 상원은 감사 작업이 제안된 올해 초부터 설전을 벌여왔다. 

홉스 장관은 감사 작업의 보안성 우려를 제기하며 공화당이 유권자를 탄압하기 위해 “당파적 의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공화당은 선거 제도에 대한 유권자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 재검표와 포렌식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공화당은 보안 우려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애리조나 공화당 측 변호인은 이번 감사 작업을 통해 선거 과정에서 부조리(irregularities)를 밝혀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15일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뭔가 잘못됐다. 선거 때마다 뭔가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감사 결과에서 선거 시스템의 취약성이 드러날 경우 주의회가 레이저 빔을 통해 수정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공화당 상원은 감사 결과에서 선거 사기가 드러날 경우 사법 당국에 이 사안을 회부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선거 과정에서 보안 절차를 강화하기 위한 법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상원은 지난 4월 발부한 증거물 소환명령에 따라 카운티 측으로부터 전자개표기 385대 등 투표장비를 받았고, 사이버닌자스가 투표장비에 대한 포렌식 조사를 진행했다. 

감사 작업은 애리조나 주도 피닉스시의 참전용사 기념관에서 진행됐다. 투표기계 외 카운티의 대선 투표지 약 208만 장에 대한 수작업 재검표도 함께 진행했다. 

도미니언 측은 자사의 개표기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에포크타임스는 판 대표실과 사이버닌자스에 논평을 요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