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듀럼 특검, 힐러리 전 변호사 핵심문건 청구 승인 받아냈다

한동훈
2022년 05월 6일 오후 5:19 업데이트: 2022년 05월 6일 오후 5:19

힐러리 클린턴 2016년 대선 캠프의 기밀문건을 들여다보게 해달라는 미국 법무부 특별검사의 요청을 법원이 승인했다.

미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4일(현지시각) ‘러시아 공모설’에 연루된 개인과 업체 사이에 오고간 이메일의 미수정 원본을 비공개 검토하겠다는 존 듀럼 특별검사의 요청을 승인했다.

듀럼 특검은 이 문건의 공개 검토를 요구했지만, 힐러리 캠프 등이 강하게 반발하자 우선 비공개 검토를 추진하게 됐다. 비공개 검토 승인은 추후 문건의 일반 공개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시선을 끈다.

특검이 비공개 검토를 요구한 문건은 법무법인 퍼킨스 코이, 정보통신(IT) 전문가 로드니 조프, 사설정보업체 퓨전GPS가 힐러리 캠프 등과 주고받은 이메일 원본이다. 앞서 이들(두 기업과 로드니 조프)과 힐러리 캠프는 이메일 일부 수정본을 제출했지만, 특검은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힐러리 캠프 측 의뢰를 받아 ‘러시아 공모설’ 등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마이클 서스먼 변호사와 모의·실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힐러리의 변호사인 서스먼은 2016년 대선을 두 달여 앞둔 그해 9월 미 연방수사국(FBI) 자문위원을 만나 러시아 공모설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서스먼 변호사는 힐러리 캠프 인사라는 사실을 거짓말로 감추고 제3자인 것처럼 위장해 현재 위증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FBI는 서스먼 변호사가 넘긴 증거물 등을 토대로 러시아 공모설 수사에 착수했다. 민주당은 이를 빌미로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에 대한 탄핵을 추진했다.

그러나 탄핵은 무위로 끝났고 수사는 특검으로까지 이어졌으나 ‘혐의 없음’으로 종결됐다. 미 중앙정보국(CIA) 역시 서스먼 변호사가 FBI에 넘긴 자료를 검토했으나 “기술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이후 법무부는 듀럼 특검을 출범시켜 FBI가 트럼프 공모설을 수사하게 된 경위를 추적했다. 듀럼 특검은 지금까지 2명을 기소했다. 1명은 유죄가 입증됐으며 나머지 1명인 서스만 변호사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듀럼 특검은 서스먼 변호사의 혐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가 힐러리 캠프와 민주당 전국위원회, 퍼킨스 코이 등과 주고받은 이메일에 대한 공개 검토가 필요하다며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그러나 힐러리 캠프 등은 ‘변호사 비밀유지 특권’을 내세워 이를 거부했다.

이 특권은 변호사가 의뢰인과 나눈 정보를 비밀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힐러리 캠프 등은 이 특권을 내세워 공개를 요구받은 문건의 일부만 수정해 법원에 제출했다.

듀럼은 현재 서스만 변호사의 혐의 입증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으며, 수정 전 원본을 검토하면 퓨전GPS가 트럼프에 부정적인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언론에 흘린 정확한 경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비공개 검토 후 비밀유지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 자료를 원본 그대로 공개할 것을 법원에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이 문건은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