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형 산불 속 ‘반려견’을 지키기 위해 차로 대피했다가 함께 세상 떠난 소년

이현주
2020년 09월 16일 오전 9:52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50

미국 서부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안타까운 사연들도 나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졸지에 집과 전 재산을 잃은 채 갈 곳 없는 처지가 됐다.

숨진 채 발견된 13세 소년 와이어트 토프트/연합뉴스

한 10대 소년은 차 안에 반려견을 끌어안은 채 목숨을 잃기도 했다.

11일(현지시간) CNN은 13살 소년인 와이엇 토프티가 차 안에서 개를 끌어안고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아버지가 산불에 대비해 집 안의 물품을 이웃 동네로 옮길 트레이너를 빌리러 간 사이에 벌어진 참극이었다.

산불로 터전 잃은 주민들/연합뉴스

토프티는 차 안이 안전할 것으로 생각해 대피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족들은 “숨진 토프티는 낚시를 좋아하고, 다른 아이들처럼 비디오게임을 했다. 사랑스럽고 예의 바른 소년”이라고 말했다.

토프티의 71세 할머니도 불에 탄 다른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주차된 차량이 산불로 발생한 재로 덮여 있다./연합뉴스

할머니를 구하려던 토프티의 엄마는 목숨을 구했지만 전신 화상을 입고 위중한 상태다.

이 지역 실종자는 수십명에 이른다.

케이트 브라운 오리건 주지사에 따르면 4만명 이상의 지역 주민들이 대피했고 50만여명이 대피 준비 상태다.

화재로 폐허가 된 미국 서부/연합뉴스

미국 소방 당국은 현재 최선을 다해 불길을 진압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번지고 있어 진압 작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