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마지막 TV토론…트럼프, 바이든 아들 사업거래 해명 압박

한동훈
2020년 10월 23일 오후 6:34 업데이트: 2020년 10월 23일 오후 7:03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마지막 TV토론이 22일(현지 시각) 열렸다.

트럼프는 바이든을 향해 뉴욕포스트가 공개한 이메일에 관한 해명을 요구하며 공세를 폈다.

이 이메일은 바이든 가족이 중국, 우크라이나의 기업과 거래해 이득을 취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바이든은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러시아의 대선 개입에 이용당하고 있다는 주장으로 반격했다.

그는 “트럼프의 국가안보 보좌관은 친구 루디 줄리아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말해주지 않았다. 나도 말해주지 말아야겠지만, 알려주겠다. 그는 러시아로부터 정보를 받고 있는데, 진실한 정보가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줄리아니는 헌터의 것으로 추정되는 노트북 하드디스크 사본을 한 컴퓨터 수리업자에게서 입수해 최근 뉴욕포스트에 넘겼고, 뉴욕포스트는 이를 기반으로 바이든 가족의 비리 의혹에 관한 특종기사를 지난 14일부터 쏟아냈다.

트럼프는 바이든이 러시아와 유착관계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헌터가 전직 모스크바 시장과 결혼한 러시아 거부로부터 350만 달러를 송금받은 일을 거론하며 “조(바이든 후보)가 350만 달러를 받았다. 그 돈은 푸틴에게서 나온 것이다. 푸틴이 전직 모스크바 시장과 아주 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당신에게 많은 돈을 지불했고 지금도 그럴 것”이라면서 “미국 국민에게 해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장에는 헌터와 3년 전 사업을 같이했다고 주장하는 토니 보블린스키가 관중석에서 목격됐다.

그는 뉴욕포스트가 폭로한 헌트의 이메일에 이름이 언급된 인물로, 바이든 흔들기를 위해 트럼프 측에서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블린스키는 토론회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 휴대전화 3대를 미 연방수사국(FBI)에 넘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2017년 5월에 바이든 전 부통령과 직접 전화 통화를 하면서 바이든 가족과 중국 대형 에너지기업과 사업거래를 위한 계획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바이든은 “내 평생 어떠한 외국 출처로부터 한 푼도 받은 적이 없다”며 일축했다.

이어 “우리는 이 대통령(트럼프)이 중국에서 세금을 50배나 냈고, 중국에 비밀계좌를 두고 있으며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런데 내가 돈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난 동전 한 푼 어떤 곳, 어떤 국가로부터도 취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이후 트럼프의 세금 신고서 공개 거부로 화제를 전환했다.

한동안 공방이 오갔지만, 트럼프는 다시 헌터의 이메일에 관한 설전을 꺼내 들었다.

그는 헌터와 동업자들이 중국기업으로부터 제안받은 어떤 거래에 대한 지분 구조를 논의한 내용을 자세히 설명했다. 토론회에 초청된 보블린스키와 관계된 그 거래다.

이에 따르면 헌터와 보블린스키를 포함한 동업자 4명은 20%씩 지분을 나눴고 남은 20% 중 10%에 대해서는 ‘빅 가이(the big guy) 몫으로 H가 보관?’이라는 메모가 남겨져 있었다.

트럼프는 “이는 바이든을 위해 헌터가 보관한다는 의미”라며 “빅 가이에게 10%를 주어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 조, 그게 다 뭔가? 끔찍하다”고 말했다.

TV토론 진행자는 바이든에게 대답 기회를 줬다. 그는 바이든이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으로 재직하던 때 우크라이나 천연가스회사 ‘부리스마’ 이사회와의 관계를 질문했다.

“비윤리적인 건 없었다”고 입을 연 바이든은 “나중에야 그(헌터)가 부리스마의 이사로 있다는 걸 알았고, 그 때문에 내가 어떻게든 잘못한 게 있었는지 전체적으로 의문을 품었었다”면서도 “단 하나도 그런 일은 없었다”고 답했다.

또한 “곤경에 처한 인물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뇌물을 주고 내게 불리한 내용을 발표하도록 시도했지만, 그 정부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일이 전혀, 단언코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트럼프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전화 통화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이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검찰총장 퇴임과 관련 바이든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조사해달라고 부탁했다. 바이든은 “검찰총장을 해임하지 않으면 10억 달러는 없다고 말했다”고 자랑한 영상이 유출된 바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10억 달러 대출 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는데, 바이든은 이를 철회시킬 수 있다며 부리스마의 비리를 조사하던 검찰총장 사임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헌터는 우크라이나의 유급 사외이사로 재직했는데, 은행 기록에 따르면 부리스마는 한 미국기업을 통해 헌터에게 85만 달러(10억원) 이상을 지불한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트럼프는 헌터가 에너지 분야에서 경험이 없다는 점을 들어 “100% 부정직”이라고 비판했다.

바이든은 “다들 그 점을 조사했지만, 헌터가 우크라이나에서 잘못했다고 말한 사람은 없었다”며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TV토론은 코로나 대응, 가족, 인종, 기후변화, 국가안보, 리더십 등 6개 주제에 걸쳐 각 15분씩 90분간 진행됐다.

지난달 29일 1차 TV 토론회에서 문제로 지적됐던 끼어들기를 제한하기 위해 상대방 후보 답변 중에 마이크를 끄는 기능이 도입돼 한층 차분하게 진행됐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