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만에 최신형 F-16 전투기 66대 판매 결정

프랭크 팡
2019년 08월 19일 오후 4:38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후 12:03

미국 정부가 최신형 F-16V 전투기 66대를 대만에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무기 판매는 미 의회의 초당적인 지지로 승인됐으며, 중국 정권의 전쟁 개시 위험성을 줄여 대만 해협의 군사적 충돌을 예방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됐다. 대만은 지난달 탱크, 미사일 등 약 2조6천억원 규모 무기 도입에 이은 이번 결정으로 방공망을 대폭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중국 정부는 미 행정부가 실제 판매에 나서면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이 80억 달러에 달하는 66대의 F-16 V 전투기를 대만에 판매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대만은 최신형 무기로 무장하며 공중 방어 시스템이 대대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17일 타이중(台中)시 현지 기술 회사 방문 후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무기 구매는 “평화 유지를 위한…국가 역량의 동력 증가”라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이어 “자위적 방어 능력이 있어야만 평화가 계속될 수 있다”며 이 거래에 대해 미국 정부에 감사를 표했다.

대만의 방어 구축은 필요하다면 언젠가 무력으로 본토에 연합시킬지도 모르는 중국 정권에 대응하고 경계하려는 것이다. 중국은 대만을 일종의 떨어져 나간 성(省) 정도로 간주한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올해 초 1개 국가에 2개의 체제(일국양제)를 인정하는 방식으로 평화적으로 양국이 통일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한 중국에 무력을 사용할 권한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은 1979년 중국을 공식 국가로 승인하고 외교관계를 수립하면서, 대만과 외교관계는 단절했지만, 전통적인 우방국의 예우 차원에서 제한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타이완 관계법(Taiwan Relations Act)을 제정했다. 국제법이 아닌 한 나라에만 영향을 끼치는 국내법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의 방위를 보장하는 내용이 담긴 이례적인 사례다. 중국 정부는 이를 못마땅하게 여길 수밖에 없었다.

대만 중앙통신은 3월 초 대만 공군이 전투기 구매 요청서를 미국 정부에 공식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그 뒤 이달 16일 워싱턴포스트(WP)는 익명의 미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이 거래를 승인했다고 처음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미 국무부가 지난 15일 의회에 비공식 검토를 위해 이 협정을 제출했다고 명시했다.

대만 공군사령부는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중국은 장거리 비행 훈련 외에도 대만을 포위하기 위해 전투기를 띄워 정기적으로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직접적인 위협을 받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군 전투기 구매는 필수”라고 설명했다.

공군은 중국이 2016년에 포위 훈련을 4차례 실시했지만 이듬해 34차례로 급증했고, 2018년에는 13차례 훈련했다고 지적했다.

대만 국회의원 차이시잉은 17일 자신의 개인 페이스북에 대만이 최근 기존의 F-16 기종을 업그레이드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신기종 F-16 V 전투기가 현재의 공군 내에서 원활하게 작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만 국영 항공우주 산업 개발공사(AIDC)는 현재 대만의 F-16 A/B 제트기 함대를 F-16V로 개량하고 있으며, 이 개조된 제트기 1대를 2018년 10월 대만 공군이 인수했다.

항공기 제조사인 미국 록히드 마틴사에 따르면 F-16 V 모델에는 AESA라고 알려진 첨단 다기능 레이더 시스템, 향상된 항공 전자 기기, 더욱 강력한 추력 엔진, 특수하게 업그레이드된 컴퓨터와 조종석에도 계기판이 장착돼 있다.

버지니아주 싱크탱크 국제평가 및 전략센터(IASC)의 릭 피셔 선임 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무기 판매는 대만해협 전체의 충돌을 막기 위한 것이다.

군사문제 전문가로 중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에 관한 보고서를 쓴 적이 있는 피셔 연구원은 “중국 공산당의 붉은 정권만이 대만의 민주주의를 죽이려 한다. 다른 나라들은 모두 이를 반대한다. 미국은 타이완에 무기를 판매함으로써 중국 정권이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을 줄이고 있다”고 17일 에포크 타임스의 NTD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대만은 여러 해 동안 미국의 첨단 전투기를 구입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대만의 마지막 전투기 구입은 1992년 조지 H.W. 부시 대통령 때 F-16A/B 150대를 들여 온 것이다. 2011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대만의 F-16C/D 전투기 구매 요청을 거부했지만, 대만의 기존 F-16A/B 전투기를 개선하고자 하는 제시에는 합의했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공화당), 테드 크루즈 의원(텍사스∙공화당)과 외교위원장인 엘리엇 엥겔 하원의원(뉴욕∙민주당), 그리고 위원회에서 공화당 서열 1위인 마이클 매카울 의원(텍사스)을 포함한 여러 의회의원은 새로운 무기 거래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의 목소리를 냈다.

엥겔과 맥카울 의원은 공동성명을 통해 “F-16을 대만에 판매한 것은 인도태평양의 안보와 민주주의에 대한 미국의 의지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