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토안보부 “대선 당일 외국세력 개입 정황 없어”

하석원
2020년 11월 4일 오후 2:05 업데이트: 2020년 11월 9일 오전 11:22

미국 국토안보부는 3일(현지 시각) 대선 당일 외국 세력이 선거에 개입한 정황이 없다고 밝혔다.

채드 울프 국토안보부 장관 대행은 이날 뉴스 브리핑에서 “이번 대선에서 외국 세력이 투표를 조작하는데 성공했다고 볼만한 징후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채드 장관 대행은 개표 과정이 진행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선거 결과가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인내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국토안보부 산하 사이버안보·기반시설안보국(CISA)의 크리스토퍼 크랩스 국장도 이날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투표 기계 문제와 관련해 “사이버 공격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면서 기계의 결함적 문제를 보면 사이버상 문제일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고 했다.

크랩스 국장은 그러나 “아직 숲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며 선거를 방해하고 간섭하려는 다른 사건이나 활동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술은 가끔 고장나고 실패한다는 것을 기억하라”면서 “되도록 인내심을 갖고, 모든 선정적이고 검증되지 않은 주장들은 비판적으로 대하라”고 권면했다.

국토부의 이번 발언은 일부 지역에서 투표 기계 결함과 관련된 문제가 보고된 이후 나왔다.

조지아주 스팔딩 카운티에서는 기계가 잠시 작동 중지하는 문제가 발생했고, 오하이오주 프랭클린 카운티에서도 이와 유사한 문제가 보고됐다.

미 정보 당국자들은 중국과 이란, 러시아 등과 같은 외국의 대선 개입을 경고해왔다.

존 래트클리프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지난 10월 러시아가 미국 유권자들에게 사기성 가짜 이메일을 발송해 대선에 개입하려 했다고 밝혔다.

정보 당국자들은 플로리다, 알래스카 등의 유권자들이 우파 단체인 프라우드 보이즈(Proud Boys)를 사칭한 이들로부터 협박성 이메일을 받았다고 했다. 해당 이메일에는 “당신에 대한 모든 정보를 갖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가방첩안보센터(NCSC) 역시 중국과 러시아, 이란의 대선 개입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윌리엄 에버니나 NCSC 국장은 지난 8월 “중국 공산당과 이란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공은 예측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실패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에버니나 국장은 중공 정부가 미국 내 정치인을 압박하고, 중국에 대한 비판을 삼가도록 하는 등 대선을 앞둔 미국의 정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영향력 확대를 추진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공이 손익계산을 바탕으로 공격적 행동에 나서겠지만, 중공 당국자들 사이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 대응 등과 관련된 미국의 조치를 더욱 강도 높게 비판해 온 점을 근거로 들었다.

에버니나 국장은 반면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을 선호할 것으로 본다면서 러시아가 바이든 후보를 폄하하기 위해 광범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